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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한 연명의료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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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法', 복지위 법안심사소위 통과…대한민국, 죽음의 질을 고민하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이 통과됐다.


국회 입법 과정이 남아 있지만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즉, '웰다잉(Well-Dying)'을 할 수 있는 법률적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웰다잉은 '안락사'와 다르다. 안락사는 약물 등을 환자에게 투여해 죽음의 시기를 앞당기는 인위적인 행위다. 환자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의사가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품격있는 죽음을 뜻하는 존엄사의 정확한 용어는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이다. 존엄사라는 용어는 의사 조력 자살이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어 해외에서도 존엄사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연명치료 중단은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등으로 임종기환자의 생명을 연장하는 치료를 중단하는 것을 말한다. 진통제 투여 등 통증완화를 위한 의료행위와 환자에게 영양분, 물, 산소 등을 공급하는 것과 다르다.


8일 통과된 법에선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 대상을 회생 가능성이 없고, 원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며 급속도로 임종 단계에 접어든 임종기(dying process) 환자로 정했다. 이런 의학적 상태는 의사 2인 이상의 판단을 거치도록 했다.


임종기 환자는 크게 3가지 범위에서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다. 우선 의식이 있는 환자가 스스로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명확한 의사를 밝힌 경우다.


임종기 환자가 의식이 없어도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다. 미리 작성한 사전의료의향서에 연명의료 중단의 뜻을 담당의사 2명이 확인하거나 환자 가족 2명 이상이 환자가 평소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사전의료의향서가 없을 경우)는 뜻을 보였다고 진술하고, 의사 2명이 이를 확인하면 된다.


임종기 환자가 연명의료에 대해 어떤 의사를 가졌는지 추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환자 가족 전원이 합의하고 의료인 2인이 동의하면 환자를 대신해 환자의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선 웰다잉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2013년 7월31일 '무의미한 연명 의료 결정에 관한 권고안'을 확정해 복지부에 입법화를 권고하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9명(88.9%)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으며 이에 대한 법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보건복지부의 '국민인식도 조사'(2011년)에서도 응답자의 72%가 연명의료 중단에 찬성했다.


해외에도 관련 법이 지정된 국가가 적지 않다. 미국의 경우 41개 주에 사전의료의향서 관련법이 있고, 대만은 2000년, 영국과 프랑스는 2005년, 오스트리아는 2006년에 환자 자기결정법을 제정했다. 안락사까지 허용하는 국가도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2000년 11월 세계 최초 불치병 환자의 안락사를 인정하는 법안을 제정하기도 했다.


이 법안에는 현행 암환자에 국한됐던 호스피스(완화의료)서비스 이용 대상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만성폐쇄성 호흡기질환, 만성 간경변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한편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은 호스피스 관련 시설 확충 등에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공표 후 2년 뒤에 시행하기로 했다. 따라서 내년 2월 임시국회 통과 후 3월 공표되면, 2018년 3월부터 시행된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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