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권해영 기자]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에 편재돼 있던 비서팀을 전격 해체한다. 고 이병철 선대 회장부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까지 삼성그룹의 오너 경영을 상징해왔던 비서팀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 오랜 기간 동안 병환으로 입원중인 상황에서 굳이 비서팀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4일 삼성그룹 및 재계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보좌해왔던 미래전략실내 비서팀이 지난 1일자로 해체됐다.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비서팀의 경우 이건희 회장의 글로벌 경영을 보좌하기 위해 있었던 조직인 만큼 이 회장의 병환이 장기화 되면서 이를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들이 많았다"면서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비서팀을 해체한 뒤 인사팀 소속으로 배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비서팀은 전무급 팀장과 상무급 임원, 간부 사원들로 구성돼 있었다. 인력은 10여명 정도였다. 현재는 삼성전자 출신인 이승구 상무가 팀장을 맡고 간부 사원들이 팀을 이뤄 업무를 맡고 있다. 이 회장의 병환이 장기화된 만큼 인력도 5~6명까지 줄어들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이 상무는 삼성전자 인사팀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근무하던 간부들 역시 인사팀 및 각 계열사로 전진배치된다.
일부 최고위 경영진은 이 회장이 병환으로 장기 입원한 뒤 이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비서팀을 존속시킬 것을 권했지만 이 부회장이 이를 극구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올해 초 삼성내 과도한 의전을 없애라고 지시한 바 있다. 특히 자신의 경우 출장을 갈때 수행비서만 데리고 단촐하게 떠나는 경우가 많다. 비공식적 비즈니스 미팅의 경우 혼자 출장을 다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비서팀의 지원을 받지 않아왔다.
비서팀 해체로 미래전략실의 역할과 조직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미래전략실은 이번 인사를 통해 전략1팀과 전략2팀을 통합했다. 전략2팀의 경우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비전자계열사들을 담당해 왔지만 연이은 계열사 매각, 삼성물산의 합병 등으로 상주 인력이 10여명까지 줄어들었다.
때문에 굳이 전자계열사, 비전자계열사로 나눌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전략팀을 통합하고 나선 것이다. 여기에 더해 비서팀까지 해체되며 미래전략실은 총 10개팀에서 8개팀으로 줄어들게 된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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