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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폰빠'들, '삼엽충'과 '앱등이'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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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폰빠'들, '삼엽충'과 '앱등이'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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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의 적은, 내겐 '벌레'…내 적의 사랑은, 나의 '웬수'"
삼성빠 "애플은 오만하다, AS도 엉망이고, 잡스의 혁신도 이제는 없다"
애플빠 "삼성은 카피캣, 애플을 따라했다, 소프트웨어도 없이 오래가지 못한다"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안하늘 기자] '삼엽충'과 '앱등이'. 온라인 상에서 삼성과 애플에 과도한 '팬심'을 보이는 이들을 일컫는 단어다. 희한한 신조어는 각각 '삼성'과 '삼엽충', '애플'과 '곱등이'를 합성해 만들어졌다. 주로 자신이 충성도를 갖고 있는 브랜드가 삼성(애플)이면서 애플(삼성) 팬들의 제품 사랑이 거슬려 감정이 격해졌을 때 사용된다.(이하 이들을 편의상 각각 삼성팬, 애플팬으로 칭한다.)


물론 일반적인 경우 서로에 대한 심각한 비난이라기보다는 'A가 잘생겼나 B가 잘생겼나'와 같은 사소한 논쟁이 예기치 않게 진지하게 번질 때처럼 '싸움날 일이 아닌데 저 둘만 진지한' 경우가 많지만, 한 번 논쟁이 일어나면 쉽게 멈추는 법이 없다.

한 명이 먼저 시작을 하면 도처에 있던 삼성팬, 애플팬이 모여들어 한마디씩 거드는 통에, 삼성팬과 애플팬이 붙을 만한 주제가 등장하면 제 3자들은 '여기 곧 큰 싸움이 시작돼 사람들이 몰릴 조짐'이라는 의미로 '여기 팝콘ㆍ오징어 팔아요'와 같은 댓글을 먼저 남기기도 한다.


관심 없는 사람들이 봤을 때는 '왜 저러나' 싶겠지만, 나름대로 '이유있는' 이들의 싸움은 양사가 국내에서 처음 스마트폰으로 맞붙었던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 '카피캣' vs 애플 '오만'= 초기 애플 팬들과 삼성 팬들이 날을 세우는 지점은 명확했다.


애플 팬들은 주로 '삼성은 카피캣'이라고 공격했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혁신'을 강조했다. 2007년 잡스 전 CEO가 첫 아이폰을 공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은 애플 팬들이라면 수 십 번도 더 본 전설적인 장면이다. 전화, 인터넷, 음악 감상을 하나에 담은 혁신에 애플 팬들은 매료됐다.


그들에게 삼성은 애플의 '따라쟁이'에 불과했다. 2009년 아이폰3GS가 한국에 출시하기 전까지 삼성이 내놓은 휴대폰은 옴니아였다. 삼성은 당시 옴니아2와 아이폰3GS를 비교하는 마케팅을 벌이기도 했다. 2009년의 대결에서 아이폰에 패한 삼성은 절치부심해 이듬해 갤럭시S 시리즈를 출시,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혁신에 대한 비판은 소프트웨어로 이어졌다. 애플의 모바일 제품은 모두 자사의 운영체제(OS)인 iOS에서 구동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맥북 등과도 유기적으로 연결됐다.


반면 삼성의 스마트폰은 구글의 OS 안드로이드를 주로 쓴다. 삼성도 한때 '바다'라는 OS를 출시한 적이 있다. 넓은 바다처럼 전 세계 이용자가 모두 사용하는 OS가 되길 꿈꿨지만 결국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애플 팬들은 자신만의 특별한 소프트웨어(SW)가 없는 삼성은 결국 '샤오미'나 '화웨이'등 후발주자에 대체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애플을 싫어하는 삼성 팬들은 '애플의 오만함과 폐쇄성이 거슬린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뚜렷한 잡스 전 CEO의 철학이 한 몫했다. 그는 디자인의 완성도를 위해 일체형 배터리를 고집했다. '스마트폰은 한 손에 쥘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는 아이폰도 도입하는 등 대세가 된 대화면폰 무용론을 펼치기도 했다.


국내 이용자를 홀대하는 애플의 정책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한국은 애플 제품의 1차 출시국에서는 번번히 제외되고, 애플 스토어가 없어 제품을 수리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강점이 애프터서비스(AS)인만큼 비교 대상이 되기도 한다. 최근 액정 수리를 위한 리퍼에 40여만원이 드는 애플의 정책이 문제가 되면서 삼성팬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양사간 '진짜 싸움'…팬들 대립도 구체화 = 천문학적인 액수가 오가며 '세기의 소송'이라고 불린 양사간 특허 분쟁은 팬들간의 감정싸움이 격화된 계기가 됐다.


애플은 삼성의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가 출시된 지 1년 만인 2011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삼성전자를 특허 침해로 제소했다. 삼성의 스마트폰 갤럭시S와 태블릿 '갤럭시탭' 등이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디자인ㆍ기능 특허를 베꼈다는 주장이었다.


삼성도 약 일주일 후 바로 애플을 통신 특허 등의 침해로 제소했다. 소송은 순식간에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독일, 영국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각사의 내부정보가 로펌에 의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과 애플이 서로를 견제하며 내부적으로 주고 받은 이메일, 마케팅 논의 등이었다. 이런 사실들이 하나 둘 드러나면서 법정 다툼은 팬들간의 장외 다툼으로 번졌다.


삼성팬은 "'직사각형에 둥근 모서리' 디자인이면 다 아이폰을 베낀 것이냐"고 했고, 애플팬은 새 제품이 나올 때마다 "또 다 따라했다"며 혀를 찼다.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 2차에 걸친 양사의 소송은 현재 모두 항소심 중이다. 그러나 전 세계로 펼쳐놓은 싸움이 길어지면서 서로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고 판단, 양사는 지난 해 8월 미국 1, 2차 소송을 제외한 전 세계의 서로간 특허 소송을 모두 취하했다.


◆소비자 지향 제품은 닮아간다 = 최근 삼성 팬과 애플 팬 사이의 싸움에는 감정만 남은 듯 하다. 과거 서로 비판하던 지점이 이제는 불명확해졌기 때문이다. 애플의 삼성화, 삼성의 애플화가 된 상황이다.


잡스 전 CEO가 물러나고 팀 쿡 CEO 체제로 애플이 개편되면서 애플은 '독선'의 이미지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아이폰6에서는 4인치 미만 스마트폰 기조를 버리고 얼굴을 키웠다. 일찍이 갤럭시는 2011년 첫 출시한 5.3인치 갤럭시노트를 필두로 대형 스마트폰을 출시한 상태였다.


잡스 전 CEO가 누구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던 '스타일러스 펜'도 이번 아이패드 프로에서 '애플 펜슬'이라는 이름으로 나왔다. 여전히 AS에 대해서는 비판을 받지만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 약관 시정권고를 받은 이후 최근 애플은 수리 약관을 대폭 개선했다.


삼성은 갤럭시S6에서 '혁신'을 보여줬다. 삼성 팬들이 애플을 공격할 때 주 근거로 사용했던 교체 가능한 배터리와 SD카드 슬롯을 이번 갤럭시S6에서 빼버렸다. 디자인의 완성도를 위한 결정이었다. 갤럭시S5는 우수한 사양을 갖췄음에도 투박한 디자인 탓에 부진한 판매고를 기록했다.


삼성은 갤럭시S6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제로 프로젝트'로 명명, 아이폰의 디자인에 견줄만한 제품을 출시했다. 갤럭시S6 엣지에서는 양면이 휘어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4 엣지에서 처음으로 오른쪽 면이 휘어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데 이어 한층 발전했다. 삼성은 현재 단말기를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연구하고 있다.


삼성은 '삼성페이'로 그동안 받아온 소프트웨어 부분에 비판을 씻었다. iOS 때문에 애플 제품을 선택하는 것처럼 삼성페이 때문에 갤럭시를 구입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명품 가방을 들면서 명품이 주는 브랜드 가치를 자신의 가치로 투영한다"며 "삼성 팬과 애플 팬이 서로를 공격하는 이유도 결국 자신이 이용하는 제품이 더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는 심리"라고 설명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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