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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10년 뒤의 株式운세가 보인다는 두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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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10년 뒤의 株式운세가 보인다는 두 남자 왼쪽부터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CIO),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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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이현우 기자]이채원(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과 허남권(신영자산운용 부사장).

이들은 한국 가치투자의 대부이자 라이벌이다. 시장에서는 이 부사장과 허 부사장을 국내 가치투자 1세대로 부른다. 가치투자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없던 시절부터 이들은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해 장기 투자하는 운용철학을 고수해 왔다.


이 부사장과 허 부사장은 가치투자 운용철학을 고수했듯이 '한국'과 '신영'이라는 이름을 지켜왔다.

이 부사장은 1988년 한국투자증권 전신인 동원증권에 입사해 27년간 한 회사에 몸담고 있다. 허 부사장은 1989년 신영증권에 입사해 지금껏 신영맨으로 남아있다.


돈에 좌우돼 자리를 자주 옮기는 최근 세태와 달리 오랜 기간 회사 이름을 건 펀드를 책임지는 모습은 투자자들이 이들을 인정해 주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이 부사장과 허 부사장은 이름을 바꾸지 않고 '10년투자 펀드'를 말 그대로 10년째 운용하고 있다.


수익률의 부침도 있었지만 가치투자를 실천하는 이들을 회사는 기다려줬다. 단기가 아닌 장기, 현재가 아닌 미래의 가능성으로 평가하는 게 가치투자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들은 서로를 라이벌보다는 동반자로 생각한다.


이 부사장은 허 부사장과의 관계에 대해 "같은 가치투자 운용철학을 공유하는 동반자로, 같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옆에 있어서 든든하다"며 "허 부사장은 철학 있고 뚝심 있고 고집 있는 사람으로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배울 것 많고 존경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가치투자의 대명서 이채원=이 부사장이 2006년 내놓은 '한국밸류 10년투자 증권투자신탁1호'는 2008년 금융위기를 제외하고 단 한 번도 원금을 잃지 않으면서 펀드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다.


최소 3년간 환매 제약을 둔다는 파격 조건을 내건 이 펀드는 증시 부침이 심했던 지난 한 해만 20%의 성과를 내며 다른 주식형 펀드를 앞질렀다. 하지만 올 들어 한국밸류 10년투자 증권투자신탁1호는 다소 흔들렸다. 중소형주, 성장주 장세에 밀려 성적이 부진했던 탓이다.


이 부사장은 이를 가만히 지켜보지는 않았다. 그래서 꺼내든 것이 삼성전자 카드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 6월 삼성전자를 담았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보유주식을 모두 판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삼성전자의 편입비중은 15.94%다.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 편입 이유에 대해 "삼성전자의 주가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지금 같은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이익의 지속성이나 안정성이 높은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싸다는 것만 고려한 게 아니라 삼성전자의 세계 1등 기업으로서의 지위 등과 지속 가능성을 봤다는 것이다. 정성 분석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덕에 한국밸류 10년투자 펀드는 최근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호조로 급등하면서 수익률이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연초이후 수익률도 플러스 전환하면서 3.65%를 기록, 이 펀드의 연간 수익률 목표인 '예금이자의 2배' 수준에 근접했다.


이 부사장은 최근 이익의 질이 좋고 싼 '퀄리티 밸류 스톡(quality value stock)'에 집중하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10~12배 사이에 있으면서도 사업 구조가 안정적이고, 세계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기업들은 보고 있다.


최근 한국밸류 10년투자 증권투자신탁1호 안에 삼성전자, 포스코, LG, 삼성생명 등 대형주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한투밸류운용은 지난 3월 포스코가 26만8500원으로 신저가를 찍은 날 대표펀드에 포스코를 편입했다. 포스코가 76만5000원으로 최고점을 찍던 2007년에 매도한 이후 7년 만에 장바구니에 다시 담은 것이다.


이 부사장은 현재 대형주가 저평가됐다는 생각이다. 이 부사장은 "대형주들의 주가가 과하게 빠진 이후 상승하고 있고 화장품, 바이오 등 고평가주들이 조정을 받는 등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며 "2~3년 뒤 경기가 돌아서고 금리가 오르고 기업들의 실적도 좋아질 때 대형 가치주가 오르는 국면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기업들의 이익은 환율효과로 기존 예상치인 8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과하게 오른 종목은 차익실현을 하고 있다"며 "너무 싸지는 않더라도 적당히 싸면서 이익이 꾸준하고 자산안정성이 높은 질높은 가치주(Quality Value stock)를 계속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칙을 고수하는 가치투자자 허남권= 성장성이 돋보이는 우량주를 쌀 때 사서 적정가격으로 올랐을 때 파는 것이 허 부사장의 투자원칙이다. 적정가격 이상의 폭등세에도 침착하게 투자원칙대로 움직이는 것이 그의 핵심 투자전략이다.


최근 글로벌 대형제약사와 잇따라 기술수출계약을 맺으며 올 한 해 동안 600% 이상 급등한 한미약품에 대해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허 부사장은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의 시가총액 규모가 20조원을 육박하면서 시장의 충분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추가 매수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2011년 적자에 허덕이던 한미약품의 진면목을 일찌감치 발견했던 것도 허 부사장이다. 그는 "적자 속에서도 임영기 한미약품 회장이 700억~800억원씩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것을 보고 의지가 엿보였다"며 "당시로서는 가치투자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네이버, 아모레퍼시픽과 맞먹는 대형주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그의 투자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펀드가 '신영밸류고배당펀드'다. 이 펀드는 2003년 5월 설정돼 12년이 넘도록 펀드계의 '스테디셀러'로 군림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배당주펀드 중 하나다.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은 552.88%,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설정 이후 매년 16.3%에 달하는 높은 성과를 올렸다. 이러한 수익률에 힘입어 지난해 설정액이 3조원을 돌파해 대형 펀드로 자리매김했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의 가장 큰 장점을 투자 목적에 맞는 '일관성 있는 운용 원칙'으로 꼽는다.


허 부사장은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복리 투자 개념이며 시중금리 2~3배 수준의 수익률 달성을 목표로 한다"며 "투자 목적에 충실하게 운용하다 보면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펀드 수익률의 변동성이 낮아지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중소형주시장이 강세였지만 무엇보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배당주 투자전략에 맞춰 대형주를 중심으로 펀드를 이끌고 있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대형주와 중소형주 비율을 76.3%대 19.9%로 대형주 우위 포트폴리오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코스닥시장 비중은 3.8%에 불과하다.


허 부사장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배당수익률이 높은 지주사 및 주주친화적 정책으로 배당성향이 높아질 수 있는 기업에 선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펀드투자에 건강한 장기투자 문화가 정착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허 부사장은 "우리나라 펀드 투자자들은 단기적 성향이 여전히 높고 최근 대형 운용사들 위주로 환매 수수료를 잇달아 폐지하면서 자칫 펀드 단타 문화가 기승을 부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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