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지역은 대림동, 신길동, 영등포동, 당산동 등 18개소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화재시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골목에 주민 스스로 소화기로 불을 끌 수 있는 ‘화재안전골목’이 영등포 곳곳에 조성된다.
최근 3년간 서울시 화재사고 중 47.4%가 주거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주택가 골목은 소방차 통행이 어렵기 때문에 신속한 초기진압을 놓칠 경우 대형사고나 인명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영등포구(구청장 조길형)는 영등포소방서(소방서장 이홍섭)와 함께 소방차 진입이 곤란한 장소에 화재안전골목을 조성키로 하고 신길동 지역 시범설치를 시작으로 본격 추진에 들어갔다.
전국 최초로 자치구와 소방서가 손잡고 추진하는 이 사업은 구에서 소요 재원을 부담하고 소방서는 소화기를 설치 및 관리하는 등 두 기관이 협업을 통해 추진한다.
구는 재난관리기금을 활용키로 했다.
사업대상 지역은 소방차 진입이 곤란한 주택가 좁은 골목이다. 조사결과 영등포동과 신길동, 당산동, 대림동의 주거지역 18개소로 나타났다.
구는 12월1일 신길동에 시범 조성을 시작으로 다른 지역보다 대상이 많은 대림동부터 순차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신길동과 대림동 등 13개소에 사업비 2900만원을 들여 소화기 393대를 설치한다.
화재안전골목 사업은 주택가 골목에 25m 간격으로 소화기를 설치, 화재 발생시 주민 누구나 쓸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소화기는 3.3㎏ 용량으로 눈에 잘 띄면서도 통행에 불편을 주지 않도록 벽면에 붙이거나 세워서 설치된다.
또 눈과 비에도 안전하게 보관될 수 있도록 투명 폴리카보네이트 보관함에 담겨 하늘색 잠금장치로 고정된다. 보관함에는 소화기 사용법도 부착해 쉽게 쓸 수 있도록 했다.
화재가 발생하면 누구나 잠금장치를 당겨 제거한 뒤 보관함을 열고 소화기를 사용하면 된다.
구는 시범지역인 신길동에 33대의 소화기를 설치, 1일 오전 11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소화기 사용법 설명 등 화재안전마을 조성 행사를 갖는다.
이 날 행사에서는 가상으로 화재상황을 설정해 주민이 직접 소화기를 활용해 화재 진화를 시연한다.
이 외도 ▲소화기 사용법 교육 ▲심폐소생술 교육 ▲지역주민 명예소방관 위촉식 ▲소방차 길터주기 캠페인 등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화재안전마을 조성 후에도 구는 소방서와 협력해 소화기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초기 화재시 소화기 한 대는 소방차 한 대의 위력과 같다고 한다. 소방차 통행이 어려운 골목에 소화기를 설치함으로써 주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고없는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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