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지난 23일 10거래일만에 2000선을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미국 금리인상이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미국 소비시즌 이벤트를 앞둔 추가 반등 가능성 등이 호재로 인식되며 주요 심리지수인 20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12월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를 두고 달러강세에 대한 두려움에 외국인이 계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9월 이후 반등세를 이끌었던 시장주도 업종들의 밸류에이션도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추가 상승폭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외국인이 지수 견인력을 가질만큼 매수세를 보일만한 모멘텀이 부족하고 미국의 금리정책 변화 불안감과 유럽의 연말 소비 감소에 대한 우려 등이 겹치면서 추가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증시는 연말까지 대체로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 미국의 점진적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프랑스 연쇄 테러 및 국제 유가 하락에도 미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 전반이 상승세를 보이며 코스피는 20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순매도세로 일관하면서 불안감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외국인은 연초 코스피 고점 경신 이후에도 매수세를 지속하며 10조원 이상을 순매수했지만 올해 6월5일 이후 약 9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술적 반등에 따른 추세적 상승을 위해서는 외국인의 지수 견인력이 필수조건이란 점에서 부정적이다.
대외 불확실성은 상당부분 완화됐지만 외환시장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을 계속 반영하며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원달러환율 변동과 외국인의 국내증시 매매패턴에 있어 선행관계를 명확히 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외국인의 순매도는 달러강세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 추이에서 원화강세 국면이 돌아온다면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이 기대된다. 다만 파리 테러이후 소비심리 위축 우려,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양적완화 시세에 따른 유로화약세와 상대적인 달러화 강세 압력은 불가피하다.
미국 금리이슈가 가라앉기 전까지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캐리 트레이드 상황을 감안하면 매도강도는 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 지난 23일 종가 기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74배로 최근 1년 평균 10.49배보다 높다. 올해 코스피 PER 고점은 11.05배로 현재 밸류에이션 고점까지 상승가능 범위는 2.9% 정도에 불과하다.
시장 뿐만 아니라 업종 밸류에이션도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8월24일 코스피 저점 기록 이후 시장 상승세를 이끌었던 12개 업종 중 현재 PER이 최근 1년 평균대비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업종은 화학, 상사/자본재 등 2개 업종에 불과하다.
반면 IT가전, 헬스케어, 소프트웨어의 12개월 선행 PER은 1년 평균대비 10% 이상 높아졌고 자동차와 기계의 PER도 10% 정도 상회하고 있어 그동안 시장을 이끌어온 업종들의 상승동력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상승기대감이 제한적이고 주도 업종들의 밸류에이션 부담도 높아짐에 따라 향후 시장은 업종별 또는 종목별 순환매 관점에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이런 장세에서는 과거대비 밸류에이션 수준이 낮아질수록 더욱 높은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PER이 최근 1년 평균대비 10% 이상 높은 기업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기 때문에 비중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종목 선택에 있어서는 낙폭과대를 고려할 경우 주가 성과가 더욱 좋다. 실적전망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낙폭과대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기업들에 관심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과거 평균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을 지니면서 실적전망치가 상향조정되고 낙폭과대주인 종목들로 롯데케미칼, GS, 효성, 대림산업, 현대백화점, 대우건설 등이 추천된다.
◆지난밤 해외증시 및 주요지표= 전날 유럽증시는 중국 경기둔화 우려로 인한 원자재 가격 약세 및 공급과잉 우려로 국제유가가 약세를 기록, 광산주 및 에너지주가 하락세를 주도하며 주요국 지수가 0.5% 이내 하락 마감했다. 미국증시는 장 초반 국제유가 반등 등에 상승했으나 경제지표 부진과 앨런간과 화이자의 하병소식 및 지난주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3대지수 모두 소폭 하락 마감했다.
◆전날 장 종료 후 주요공시
▶한미약품, 中 자이랩에 1000억 규모 폐암신약 기술 수출
▶화승인더스트리, 자회사에 955억원 규모 현물 출자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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