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YS)이 22일 오전 0시 22분 서거했다. 향년 88세다. 이날 오전 10시 마련된 빈소엔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 인사들의 방문이 잇따랐다. 이들은 YS를 애도하며 그가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 일궈놓은 업적을 기렸다.
여야 당 대표는 이날 오전 모두 조문을 마쳤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8시 37분께 YS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며 "나는 김영삼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다. 고인이 가시는 길을 정성을 다해 모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상주의 마음으로 고인이 가시는 길을 정성을 다해서 모시겠다"고도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장례 절차가 마무리 될 때까지 빈소를 지킬 예정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이날 오전 당 지도부와 함께 YS 빈소를 조문했다. 문 대표는 조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 김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에 대한 정신과 철학을 우리가 다시 기리고 계승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 민주주의가 다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만들어내고 민주화 운동을 이끄셨던 김 전 대통령이 떠나신 것이 너무 아쉽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전직 대통령, 국무총리, 국회의장 등의 방문도 줄을 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YS의 빈소를 찾아 "이 나라의 마지막 남은 민주화의 상징이 떠났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는 "(하나회 척결) 그건 김 전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금융실명제는 일본도 못하고 있다. 일본 사람을 만나면 자기들은 20년 전부터 법을 만들었는데 못한 걸 김 전 대통령이 했다고 한다"며 YS의 업적을 추모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 김 전 총리는 "신념의 지도자로 국민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분"이라며 "더 살아있으면 좋았는데 애석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고인을 기리며 "한없이 따뜻한 정치 대인"이라며 “뜨거운 포용력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기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YS 정치인생의 중심으로 꼽히는 '상도동계'의 조문도 잇따랐다. 대표적 상도동계 인사로 꼽히는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빈소를 찾아 "과거에 제가 모시고 민주화 운동을 같이 했다"며 "대한민국의 큰 별이 가셨다. 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서 최고위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저의 정치적 대부"라며 "총재시절에 제가 비서실장까지 했고, 또 당의 대변인, 정무장관과 원내 총무까지 지냈던 사람"이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상도동계 1세대'로 불리는 최형우 전 의원도 이날 YS 빈소를 찾았다. 그는 빈소에 놓인 YS의 영정사진을 보고 바닥에 주저앉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어이구…어이구…"를 반복하며 흐느껴 울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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