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올 시즌 이동국(36)은 유난히 바빴다. 그라운드에서는 전북 현대의 공격수로, 집에서는 5남매의 아빠로 맹활약했다. 특히 집에서 아이들과 갖는 시간은 KBS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전 국민들에게 방송됐다. 우려도 있었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만큼 얻은 것들도 많았다.
18일 전북 완주에 위치한 전북의 클럽하우스에서 K리그 우승 기념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동국이 뛰는 전북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2연패를 달성했다. 구단 통산 네 번째로 별을 달았다. 지난 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전북은 남은 두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우승컵을 가져갔다.
팀의 우승과 지금까지 리그 32 경기에서 13골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해 눈길을 끌었지만 올해 이동국에게 예능 출연은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업적이었다. 7월부터 방송을 탄 이동국은 그라운드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아빠의 모습과 그와 함께 하는 5남매는 많은 관심과 인기를 끌었다. 이제는 주변에서 이동국을 "대박이(다섯째 아들) 아빠"라고 부르는 일이 더 많아졌다.
이동국은 "일단 예능이라고 생각이 별로 안 들었다. 쉬는 시간에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촬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본에 짜여진 대로 하는 것이 아닌 어렵지 않은 촬영이었다"면서 "우려는 있었다. 혹시나 이 방송 때문에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했다. 그런 이야기를 듣지 않기 위해서 훈련장이나 경기장에서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했다.
방송을 통해 여러 가지를 얻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보통 예능 프로의 황금시간대에 속하는 오후 5시에서 6시 사이에 방영된다. 이를 통해 이동국과 관련된 모든 부분이 팬들에게 잘 노출됐다. K리그와 전북을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됐다. 이동국은 "K리그 홍보라든지 전북이 지금 K리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된 것을 듣고 출연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방송을 통해 K리그가 많이 홍보됐다"고 했다.
가족에 대한 애틋함은 더욱 깊어졌다. 이동국은 "촬영을 하면서 내가 직접 아이들 귀저기도 갈아주고 분유도 주면서 부엌일이 가장 힘들다고 느꼈다. 육아는 정말 열심히 해도 표시가 안 나는 직업이더라. 와이프에게 많이 미안했다"고 했다. 이어 "촬영한 뒤로 셋째, 넷째, 다섯째와 많이 친해진 것 같다. 이제는 아이들이 눈에 아른거려서 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많이 친해져 좋은 경험도 됐고 몰랐던 부분도 알게 됐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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