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법조계 "채권자 간 형평성 저해…한시법으로"
법무부·대법원 "금융당국 시장개입 명문화일 뿐"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 개정안 논의가 국회에서 재개된다. 올해 말 일몰 예정인 기촉법은 지난 5월 개정안 제출 후 정무위원회에 상정됐으나 6개월째 표류 중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8일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열고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국회 정무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기촉법 개정안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기촉법 개정안은 5월 정무위원회에 상정된 이후 두 차례에 법안심사 소위를 진행했으나 상시화 적정성 논란과 통합도산법 내 통합 여부 등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촉법 개정안을 둘러싼 이견은 크게 기촉법을 상시화 할 것이냐, 금융감독원장에게 조정권한을 부여하는 게 적정하느냐로 요약된다.
◆기형적 제도 '한시법'으로 vs 상시 구조조정 체계 마련=올 연말로 예정돼 있는 일몰을 앞두고 기촉법을 연장하더라도 상시화를 할 것이냐에 대해 의견이 갈린다.
야당과 법조계는 한시법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통합도산법 내 기업회생절차의 단점을 보완하면 기촉법을 굳이 상시화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통합도산법 역시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채권자간 형평성을 보완하기 위해 제도 개선절차에 들어간 만큼 기촉법은 한시법으로 갈 문제라고 강조했다. 대법원과 법무부도 기촉법은 채권자간 형평성을 침해하고, 금융기관에게 다른 채권자의 재산권과 기업의 생사여탈권을 맡긴 기형적 제도라며 한시법으로 다시 제정하되, 궁극적으로는 장점만 따로 모아 통합도산법에 포함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당과 금융당국은 법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시장 중심의 상시 구조조정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금융기관이 법원보다 더 전문성이 있는 만큼 자격논란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금감원장 조정권한 부여=정우택 의원의 개정안 내용 중 금감원장을 이견조정자로 두는 안도 쟁점이다.
현행법은 금융감독원장에게 채권행사 유예요청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만 개정안은 채권자협의회에서 원만한 합의를 이룰 수 없을 경우 금감원장이 주채권은행의 신청으로 이견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금감원장의 조정 권한과 대상을 명확히 해야 경남기업 워크아웃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금융당국의 무분별한 개입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게 정 의원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와 대법원은 "금감원장의 본래 직무범위에 속하지 않고 시장 기능에 의한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촉진한다는 기촉법의 목적에도 배치되므로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장 일각에서도 현행 워크아웃 제도가 채권금융기관 주도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남기업 사태처럼 금융당국이 채권행사 유예요청 권한 등을 통해 좌지우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개정안은 금융당국의 시장개입을 명문화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른바 '관치금융'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다.
금융위는 이 같은 국회, 대법원, 법무부 등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올해 내 기촉법 상시화, 금감원장 조정권한 명시화 등을 담은 개정안 통과에 주력할 방침이다. 법적 공백을 막기 위해 기촉법을 다시 한 번 한시법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결국 법적 안정성을 위해 상시화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통합도산법 등 개정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완전하게 기촉법을 연장하는 방안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다만 금감원장의 조정권한 명시화로 시장의 자율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권한의 범위를 한정한다면 이견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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