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도입한 적합업종제도가 오히려 중소기업의 수익을 감소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6일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 포장 두부시장에 미친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적합업종제는 철저한 시장분석을 바탕으로 더욱 정교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는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대기업의 진출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제도로 2011년 10월 도입됐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되면 최장 6년간 대기업의 진입이나 확장이 제한된다.
이 연구위원은 적합업종 품목으로 지정됐다가 올해 2월 해제된 포장 두부 시장을 대상으로 제도의 효과를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제도 도입 이후인 2012년부터 포장 두부 매출액이 감소해 전체 두부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했다.
기업별 포장 두부 매출을 보면 2011년까지 꾸준히 성장하던 풀무원, CJ 등 대기업 매출이 2012년부터 증가세가 둔화하거나 감소세로 전환됐다. 중소기업 매출은 제도 시행 전과 비교해 뚜렷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 연구위원은 그 이유로 제도 시행 때문에 매출액 제한이 생긴 대기업이 수익성이 낮은 국산콩 대신 수입콩 제품 판매 비중을 높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 기준으로 고정 비용을 뺀 총수익은 국산콩 제품이 88억원, 수입콩 제품이 130억원인데, 매출액 제한이 생기면서 대기업이 국산콩 제품을 생산할 유인이 약해진 것이다.
실제로 대기업의 국산콩 제품 판매 비중은 제도 도입 전인 2011년 72%에서 도입 후인 2014년 64%로 낮아졌다.
중소기업의 판매량이 늘지 못한 것 역시 이전엔 중소기업이 주력으로 생산하던 수입콩 제품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수입콩 제품 시장의 경쟁이 심화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제도 도입 후 소비자들이 입는 혜택도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국산콩 제품 비중 감소 등으로 2011년과 비교했을 때 포장 두부 시장 소비자들은 제도 도입 후인 2014년 월평균 24억원, 연간 약 287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됐다.
경쟁이 심해진 수입콩 제품 시장에서 프로모션 판매를 확대하면서 2014년 대기업 수익은 2011년 대비 19.5%, 중소기업의 수익은 약 18.1%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연구위원은 "제품 특성의 변화는 시장의 경쟁 양상, 소비자 구매 결정에 영향을 주는데 이러한 이해 없이 제한조치를 두면 중소기업의 수익을 감소시키고 소비자 후생까지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중소기업 제품이 차별화돼 대체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업종은 적합업종에 포함하지 않도록 하고 제도 시행 후 시장규모가 축소되고 중소기업 수익이 감소한 업종은 재지정에서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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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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