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매각으로 CJ오쇼핑 5000억원 자금 확보
CJ·하이얼컨소시엄, 코웨이 예비입찰 참여
홈쇼핑-렌탈 사업간 시너지 기대
CJ, "CJ헬로비전 매각과 코웨이 인수는 별개 건" 강조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 이창환 기자]CJ그룹이 CJ헬로비전을 SK텔레콤에 매각하면서 확보한 자금으로 코웨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의 대주주인 CJ오쇼핑은 5000억원에 CJ헬로비전의 지분 30%를 SK텔레콤에 매각하기로 했다. 나머지 23.9%의 지분은 향후 3년 후에 5000억원에 매각할 수 있다는 풋옵션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CJ헬로비전 매각 대금은 코웨이 인수 자금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분 매각 대금으로 CJ오쇼핑이 코웨이 인수 전에 참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면서 "매각 대금이 중요하지만 코웨이 인수 전 참여 역시 주주가치에 부정적이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코웨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매각 주관사 골드만삭스를 통해 지난달 CJ·하이얼 컨소시엄과 칼라일, 중국계 투자사 등 3~4곳을 코웨이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로 선정했다. MBK파트너스는 실사와 본입찰 등을 거쳐 연말께 코웨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구조조정 중이던 웅진그룹으로부터 코웨이 지분 30.9%를 1조2000억원에 사들인 뒤 2년 반 만에 보유지분 전량에 대한 매각을 결정했다. 코웨이는 강력한 렌털 조직을 바탕으로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 등 생활가전 전반에서 국내 1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작년 매출은 2조1603억원에 영업이익 3644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매각 가격이 적어도 2조원에서 최대 3조원에 달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다만 국내 생활가전 시장이 일부 포화상태에 이르러 성장성이 둔화됐다는 점과 중국 등 해외매출이 크지 않다는 점 등은 몸값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3조원까지 몸값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인수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사실상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며 "실제 입찰에서 써내는 가격은 그보다 높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코웨이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CJ가 꼽힌다. CJ오쇼핑의 홈쇼핑 사업과 코웨이의 렌탈 사업간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렌탈 제품의 주 판매채널은 방문판매였으나 현재는 TV홈쇼핑으로 전환된 상태로 양사간 시너지를 기대해 볼 만하다.
최근 홈쇼핑 산업이 성장 정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CJ오쇼핑도 성장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홈쇼핑 업체들의 렌탈 사업 진출도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현대홈쇼핑은 600억원의 자본을 투자해 렌탈자회사 현대렌탈케어를 설립하고, 현대H&S의 브랜드파트 렌탈사업부분을 양수받은 상태다.
하지만 CJ그룹은 CJ헬로비전 매각과 코웨이 인수전 참여는 별개로 진행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CJ그룹 측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미래성장 동력인 콘텐츠에 집중하기 위해 CJ헬로비전의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며 "매각 대금의 사용처는 현재 다각도로 검토중이며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CJ는 또한 코웨이 측이 제시한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삼성이 최근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부문, 삼성정밀화학 등 삼성 화학 게열사를 롯데에 3조원에 매각했다"며 "이에 비하면 코웨이의 몸값이 너무 부풀려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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