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경필]
28일 기자회견…동문·학생회 “지지” 교수회·시민단체는 ‘반발’
2순위 추천후보자로 총장에 임명된 박진성 순천대 총장이 28일 오전 순천대 70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가피한 결정이지만 대학의 행정공백을 두고 볼 순 없어 총장 업무를 수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먼저 총장 임명에 대해 “개인적으로도 당황스럽고 학내 및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도 송구스럽다”면서 “무엇보다 1순위로 추천된 당사자에게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때 총장 임명을 받지 못한 국립대학들의 사례를 볼 때 순천대가 중요한 시기에 행정공백이 장기화되는 것은 대학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총장 임명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박 총장은 “총장 선거 이후 깨끗이 승복하고 강의실로 돌아가 있다가 갑자기 임명돼 아직 보직인사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교수회의 투표 결과는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고, 정부의 2순위 임명 결정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박 총장은 교내·외 화합을 강조했다. 교수회를 비롯해 직원연합회, 학생회, 동창회 등과 머리를 맞대고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무엇보다 임명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치유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총장은 다음 주 중 보직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금의 분위기가 안정되면 다음달 중순께 취임식도 가질 예정이다.
앞서 이번 총장 임명에 반발한 순천교수회는 26~27일 투표를 진행해 재적 307명 중 70%인 214명이 참가해 190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총장 선거에서 박 총장을 지지한 상당수는 투표에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도 가세해 박 총장의 용퇴와 공동 소송 제안을 거론하기도 했다.
반면 순천대 총동창회와 학생회는 박 총장의 총장 직무수행에 지지 의사를 표명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박 총장이 총장선거 과정에서 다른 선거 때와는 다르게 깨끗이 승복한데다 이 지역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전체적인 여론이나 분위기는 총장직 수행 지지에 힘을 쏠리는 양상이다.
시민 김인석(28)씨는 “사실 시민들은 대학 총장이 누가 되든 관심이 별로 없다”면서 “지역사회와 순천대 발전을 위해서는 이번 갈등을 잘 봉합해서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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