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정부가 원전 유치 주민투표를 추진하고 있는 영덕군에 지역발전사업 10개를 제안했다.
주민투표를 계기로 지역내 원전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어 정부가 이를 무마하기 위해 법적 지원 외에 추가로 지원방안을 마련한 셈이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2026~27년 원전 2기가 들어설 영덕군에 대해 4개 분야 10대 지역 발전사업 제안을 발표했다.
영덕군은 지난 2012년 원전 예정구역으로 지정 고시됐으며, 7월 확정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원전 건설 계획이 반영된바 있다.
산업부는 "영덕의 천지원전 건설계획이 기본계획에 반영된 만큼 영덕군이 원전과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지역발전방안 수립이 시급하다"며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10대 사업을 영덕군에 처음으로 공식 제안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10대 사업은 소득창출 및 산업발전, 매력적인 관광자원 개발, 안전하고 편리한 정주환경 조성, 지역인재 양성 및 채용 등 네 가지 발전비전을 기반으로 구체적인 사업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원전 온배수열을 활용한 100만㎡ 규모의 첨단 열복합단지를 조성해 연매출 1000억원, 4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영덕지역 농산물 판로 확보를 위해 '농수산물 친환경 인증시스템'을 구축, 고속도로·국도 인근에 지역 농수산물 판매센터 건립 등 지원한다.
한수원을 포함한 유관기관 직원, 가족과 해외 원자력관계자, 지역주민이 사용할 수 있는 350객실, 10여개 회의장을 갖춘 원자력 연수원을 건립한다.
영덕의 블루로드(도보여행을 위해 조성된 약 64.6km의 해안길)를 자연 친화적 우회 트래킹 코스를 조성하고, 대게축제 등 영덕의 대표 축제가 세계적인 수준의 축제로 도약하도록 체험관, 부대시설 건립 등을 지원한다.
또 한수원 직원과 가족이 거주하는 개방형 사택단지 조성과 정주여건 개선 등을 통해 1만명 규모의 신규 인구 유입을 촉진하고, 지역주민이 함께 사용하는 체육·문화 멀티플렉스와 종합복지관 건립한다.
영덕 인구의 30%에 달하는 노인인구의 질환에 대한 전문화된 의료서비스와 경제성이 부족해 운영되지 못한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등 의료서비스, 응급진료시스템 등 특화의료시설을 구축한다.
원안위는 영덕지역 사무소를 조기 설치하고, 산업부는 민?관 감시기관들이 상호 연계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원자력 안전?통제 컴플렉스를 구축한다.
이외에도 교육시설 현대화, 기숙사·체육관 건립, 외국어·과학·예술 등 특화교육 지원, 장학금 등을 지원하고, 최신 시설을 갖춘 재경 장학관 이용을 지원하고, 한수원이 영덕출신 우수인재를 적극 채용한다.
이 10대 사업은 향후 영덕군과 협의과정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10대 사업 제안이 '천지원전과 함께 시작하는 영덕의 백년대계'를 도출하기 위한 첫 단추"라며 "영덕군 주민과 충분한 의견 수렴, 조율과정을 거쳐 사업을 구체화해 궁극적으로 군민이 원하는 지역발전방안을 도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덕군은 다음달 11일 원전 유치에 관한 주민투표를 추진할 계획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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