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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 "인사권 잘못 행사, 스스로 무덤 파는 것" 과거 발언 주목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6초

최광 이사장 2006년 언론 인터뷰서
"인사권 잘못 행사하는 사람은 스스로 무덤 파는 것"
소신 발언 10여년 만에 부메랑 돼
홍완선 비연임 통보, '자충수' 둔 것이라는 의견 나와
'심기 불편' 보건복지부, 최광 문책 수위 고민 중…해임 건의 가능성도


최광 "인사권 잘못 행사, 스스로 무덤 파는 것" 과거 발언 주목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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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인사권을 잘못 행사하는 사람은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것입니다."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사진)은 2006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장 자리에서 물러난 지 2년여 만이었다. 최 이사장이 지목한 '인사권을 잘못 행사하는 사람'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참여정부 당시 최 이사장은 청와대에서 사퇴 압력을 받아 강제 퇴진했다고 주장했다.


이때의 사실 관계를 떠나 최 이사장의 발언은 부메랑이 됐다. 최근 그가 인사권을 잘못 행사한 기관장으로 낙인찍힌 것이다. 여론은 최 이사장이 스스로 무덤을 팠다는 데 힘을 싣는 분위기다.

최 이사장이 국민연금의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안팎의 만류에도 단독으로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연임 불가 통보한 것을 두고 이 같은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장의 임면권을 가진 보건복지부는 수차례 홍 본부장의 비연임에 반대 의사를 표했으나 최 이사장은 결국 연임 불가를 택했다.


이를 두고 최 이사장이 '자충수'를 둔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객관적 실적 평가에서 연임을 불가할 만한 뚜렷한 명분이 없는 상황에서 사적인 감정이 앞서 내린 결정이란 이유에서다. 최 이사장이 홍 본부장과의 껄끄러운 관계라는 것은 업계는 물론 정치권에도 파다하게 알려져 있었다.


일반적으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평가는 수익률이 첫 번째 잣대다. 홍 본부장은 지난해 사상 최저금리 여건 속에서도 5%대 기금운용 수익을 올렸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5.3%를 기록했다. 2013년에는 4.2%였다. 조직이나 투자 체계 개편에서도 양호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 이사장이 '연임 불가' 카드를 꺼낸 것을 '공멸' 전략으로 풀이하는 시각이 많다.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최 이사장 입장에서는 홍 본부장이 연임할 경우 먼저 짐을 꾸리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였을 것이란 견해다.


최 이사장도 홍 본부장에 연임 불가 통보를 하는 데는 고민이 깊었을 것으로 보인다. 기정사실화했던 연임을 막을 명분이 약한 데다 둘 사이의 불화설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게 국민연금 안팎의 풀이다.


일각에서는 최 이사장이 7개월 여 남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임까지 각오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 본부장을 먼저 주저앉히고 스스로도 물러날 가능성을 염두에 뒀을 것이란 얘기다.


국민연금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복지부가 최 이사장에 대해 문책 차원에서 해임 건의를 하고 대통령이 재가할 경우 홍 본부장 연임 불가 결정은 철회될 수도 있다"며 "공단 운영은 물론 기금 운용에 공백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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