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전략포럼 "TPP 발효 이후 추가가입협정서 통해 가입 방식 유력"
"TPP 가입시 구조개혁 촉진· 누적원산지로 공급망 고도화·기업 글로벌가치사슬 편입 효과"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우리가 가입할 수 있는 시기가 빨라야 2017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부가 '실기론(失機論)'을 의식해 가입을 서두르지 말고 남은 기간 동안 협정 내용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TPP 전략포럼에서 허윤 서강대 교수는 "TPP에 가입을 하려면 조기에 가입하는 것이 더 나으며 시점은 기존 참여국이 국내 비준을 거친 2017년 이후 시점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이라며 "TPP 발효가 되고 나서 추가가입 협정서를 통해 가입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TPP는 새로운 국제통상질서가 잡혀가는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일본보다 경쟁력 비교열위에 있는 자동차나 기계 등 일부 산업의 영향력을 감안해 TPP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TPP는 관세를 중심으로 평가하거나 국내총생산(GDP) 증가 효과를 따지는 경제적 효과는 우리에게 있어서 제한적"이라며 "이미 가입국 중 10개국과 FTA를 체결했고 일본은 2% 내외의 낮은 관세율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서비스나 투자 등 비관세적 효과가 크기 때문에 TPP 가입 여부를 결정할때 비경제요인의 평가를 해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미 FTA보다 강화된 국제규범으로 따라 국내 구조개혁을 촉진하고 누적원산지 기준을 활용해 공급망을 고도화하고 국내 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효과적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허 교수는 "TPP에 가입을 희망하는 국가 가운데 개방도가 낮은 태국이나 필리핀 등과 연대가 필요하다"며 "쌀이나 쇠고기 등 농수산물 분야에 대해서는 대내 협상을 통해 대외적으로 어려움을 얘기하며 정치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여러 이득을 제시하면 양허제외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허 교수는 중국과 진행중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그 추동력이 상당히 저하되고 있어 한-중 FTA 조기 비준이 필요다고 지적했다. 그는 "RCEP은 중국이 TPP를 견제하기 위해 들고 나온 의미가 크며 현재 중국은 중화 경제권을 형성하기 위해 '일대일로'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익차원에서 한-중 FTA에 방점을 찍고 TPP는 차순위로 봐야한다"고 진단했다.
이재민 서울대 교수는 "TPP는 양자적 FTA에서 다자적 FTA로 변화하는 의미에서 새로운 통상 규범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글로벌 규범으로 발전할 수 있어 파급효과가 크다"며 "다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혼재하고 있어 상호간 다른 입장차를 해소하고 최종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최소 1년내지 2년의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정부는 가입협상 과정에서 협정문의 의미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우리의 주요 관심사항이나 기체결 FTA 조항을 반영할 수 있도록 부속서 등을 제안해야 한다"며 "특히 중요 이슈에 대해서 우리측 입장을 간접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회원국 확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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