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證 "롯데 지주사 전환, 복잡하지도 비용이 많이 들지도 않는다"
롯데쇼핑 인적분할 후, 중간지주회사를 우선적으로 설립할 필요성
두 중간지주사와 호텔롯데합병후 롯데물산 흡수합병으로 지주회사 완성가능
호텔롯데 투자부문을 분할해 투자부문만 중간지주사와 합병 가능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롯데그룹이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의 합병은 가능성이 없다는 전망이 나왔다.
롯데쇼핑과 호텔롯데가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기업들의 지분을 한 기업으로 모으는 방법과 금융 자회사들을 어떻게 지배할 지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은 롯데그룹이 해결해야할 과제를 고려해 봤을 때, 복잡한 지배구조에 비해 단순해 한두 방안으로 요약될 수 있다"며 "롯데그룹 지주회사 전환시 주요 고려 요인은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의 투명성 개선, 신동빈 회장의 단일 지배 체제 구축,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 탈피, 사업적 시너지 극대화, 계열사 수익성 회복, 지주회사 전환 비용의 절감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고 전제했다.
지주회사 전환에서 핵심은 롯데쇼핑과 호텔롯데가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기업들의 지분을 한 기업으로 모으는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신 회장이 실질적 지주회사의 주주로 등재 돼야 하며, 한국 투자자들이 이 지주회사의 주요주주가 돼야 하고 가치가 낮거나 기업공개가 어려운 기업의 순환출자 지분구조의 단순화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순환출자의 중심에 있으면서 일본측이 최대주주인 롯데알미늄의 지배구조도상의 배치도 고려해야 할 주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호텔롯데가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일본 광윤사 22.8%, L2 투자회사 34.9%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롯데알미늄이 보유한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및 기타 지분을 모두 호텔롯데가 매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알미늄은 매출액 1조10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 당기순이익 100억정도의 실적을 내고 있어 수익가치는 2000억원 내외이나 순자산 가치가 1조원 규모다. 따라서 기업가치는 5000억원 전후로 평가된다. 지분매입에 사용되는 자금은 3000억원 전후이며, 롯데알미늄이 보유한 롯데제과 15.3%와 롯데칠성음료 8.4% 매입에 7000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 연구원은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롯데알미늄 중심의 지분구조를 단순화하는데 가장 많은 자금이 소요되며, 이 과정에서 그룹외부로 유출되는 현금은 양도차익세 2000억원 정도"라고 분석했다.
금융 자회사들을 어떻게 지배할 것인가도 관건이다. 현행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가 금융 자회사를 보유할 수 없는 조항으로 인해 지주회사 자회사로 직접 지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 연구원은 이에 대한 해결방법으로 실질적으로 지주회사이지만 공정거래법상의 지주회사 요건인 종속기업투자주식이 자산총계의 50%를 넘지 않게 조절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일단은 피해가는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이 후, 법률이 개정돼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가 중간지주설립 등과 같은 일정 요건하에 허용되기만을 기다리는 안이 있다. 또한 금융회사들을 특정 기업이 보유하게끔 하고 지주회사 자회사로는 편입하지 않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의 합병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가장 단순한 방법처럼 보이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봤다. 그는 "두 기업이 한 법인에 있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시너지가 거의 없고, 양 사가 합병할 경우 합병회사의 오너일가 지배력에서 합병기업의 신동빈, 신동주 형제의 지분율이 거의 비슷해 잠재적 경영권 불안정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롯데쇼핑을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인적분할해 신 회장이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 13.5%만을 현물출자하는 단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해 시장의 동의를 얻어 정당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투자부문으로 넘어간 롯데쇼핑의 현재 자회사 중에 한 두개 기업이 기업공개되면 중간지주회사의 가치는 극대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도 투자부문을 분할만 하는 방안 이외에 분할 후 신동빈 회장 지분만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중간지주회사를 설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격호 총괄회장 지분이 같은 비율로 상속될 경우에 대비해 지배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 기업이 합병할 경우, 신 회장은 롯데 최종지주회사를 20% 전후로 지배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 연구원은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상장기업대비 낮은 롯데그룹 비상장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상장기업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며 "낮은 수익성의 주 원인인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일본 롯데 부문과의 내부거래 영향, 계열사간 내부거래에서의 불균형, 지분출자에 투입되는 비용 등의 문제점이 해결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호텔롯데의 기업가치가 상당해 결국 신 회장의 최종 지배력은 성장성이 높은 자회사를 보유하게 될 롯데쇼핑에서 분할 설립된 중간지주회사의 기업가치에 영향을 받게 되며, 이같은 이유로 호텔롯데 상장 후 추가 자회사의 상장을 예상했다. 수익성은 낮지만 성장성이 높은 롯데리아와 코리아세븐,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유한 우리홈쇼핑, 롯데카드 등이 기업공개 될 가능성이 높고, 롯데쇼핑 지분가치가 상승해 중간지주회사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호텔롯데 투자부문과 롯데쇼핑 중간지주회사, 롯데제과 투자부문을 합병하는 안도 가능하다고 봤다. 이 경우 순수 지주회사가 되는 롯데홀딩스의 신 회장 지분율은 30% 이상으로도 상승이 가능하다. 순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와 호텔롯데 사업부문 두 상장기업으로 최종 지배구조가 완성된다. 이 방법에서 롯데홀딩스 최대주주는 한국측이 되나 호텔롯데 사업부문은 일본측이 최대주주가 된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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