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건강하게 오래살기 위해선 적절한 운동은 물론 앉아있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신체활동량과 앉아있는 시간을 비교한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15일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원장 신호철)에 따르면 이 병원의 유승호·장유수·조융균 교수팀이 건강검진을 받은 13만명을 대상으로 신체활동과 앉아서 보내는 시간 등을 설문조사한 뒤, 초음파 검사를 통해 비알코올 지방간과 관련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신체활동이 많을수록 지방간이 예방되고,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길면 지방간 위험이 높았다. 신체활동이 가장 많은 그룹에선 비신체활동 그룹보다 지방간이 20% 적게 관찰됐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적극적으로 운동하는 그룹에 속해도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10시간 이상이면 운동량과 관계없이 앉아있는 시간이 5시간 미만인 그룹보다 지방간이 9% 많았다.
특히 신체활동량이 부족하면서 앉아 있는 시간이 하루 10시간 이상인 그룹은 신체활동이 가장 많고 5시간 미만 앉아있는 그룹보다 지방간이 36% 많았다.
비알코올 지방간은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도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질환이다. 대부분 무증상으로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된다. 건강검진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검진을 받아도 경각심이 없어 넘어가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하지만 비알코올 지방간도 다른 만성 간염처럼 간세포가 파괴되는 염증을 일으키는 지방간염을 거쳐 간조직의 섬유화로 간의 기능이 떨어지는 간경변과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지적이다. 특히 지방간은 당뇨병과 심장질환의 위험도 상승시키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아 한다.
유승호 교수는 “만성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신체활동량을 늘리는 것과 함께 앉아 보내는 시간도 같이 줄이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전화보다 직접 찾아가서 대화를 나누거나 근무 중간에 가벼운 걷기를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간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Journal of Hepatology)' 온라인 판에 '우리의 의자가 우리를 죽인다(Our chairs are killing us)'라는 논평과 함께 실렸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