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김기자의 '날로먹는' 사용기<6>
화웨이 '토크밴드(Talkband) B2'
-가벼운 무게, 깔끔한 디자인
-이어폰으로 변신하는 '스마트밴드'
-화웨이폰 없으면 기능 제한적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스마트밴드는 너무 심심하고 스마트워치는 너무 비싸서 부담스러우시다구요? 좋은 대안이 여기 있습니다. 중국 화웨이가 만든 스마트밴드 '토크밴드B2' 입니다.
토크밴드B2는 가볍고 편한 스마트밴드의 본연에 충실하면서도 스마트워치의 기능성까지 잡은 매우 독특한 제품입니다. 올해 3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이 제품을 입수해 사용해 봤습니다.
기본적으로 토크밴드B2는 스마트워치가 아니라 걸음수, 칼로리 소비량 등 건강관련 정보에 중점을 둔 스마트밴드 제품입니다. 가벼운 무게에 맞게 스마트워치의 복잡한 기능은 없지만 스마트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대신 받을 수 있습니다.
착용했을 때 첫 느낌은 "정말로 가볍다"였습니다. 무게가 30g 정도밖에 안됩니다. 또 세련된 디자인도 눈길을 확 끄는 요소였습니다. 기자가 사용한 모델은 흰색 폴리우레탄 재질 밴드가 달린 '실버' 색상이었는데, 깔끔한 마감과 색감이 매우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가 분리할 수 있는 착탈식 본체입니다. 토크밴드 본체가 귀에 끼울 수 있는 핸즈프리로 작동합니다. 밴드를 착용한 상태에서 전화가 오면, 바로 밴드에서 본체를 떼어내 이어폰처럼 귀에 꽂고 통화를 할 수 있는 겁니다. 전작 토크밴드B1에서 시작된 이 방식은 지금까지 다른 제조사의 웨어러블 기기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기능입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아이폰 모두 연동이 되는 것도 장점입니다. 일부 스마트워치는 특정 회사 제품끼리만 연결해 쓰는 경우가 많죠. 애플워치는 아이폰에만, 삼성 기어 시리즈는 삼성 갤럭시 시리즈만 연동됩니다. 토크밴드B2는 모토로라 '모토360'이나 '페블 워치', 샤오미 '미밴드'처럼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모두 연결해 쓸 수 있는 제품입니다.
기자는 삼성 '갤럭시S5' 스마트폰에 연결해 사용했습니다. '구글 플레이' 앱 마켓에서 '화웨이 웨어'란 이름의 앱을 별도로 내려받아 설치한 뒤, 토크밴드와 연동시켜 주면 됩니다. 이 앱에서 자신의 키와 몸무게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한 뒤, 운동량 목표치를 설정하고 자신의 기록을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토크밴드B2는 길다란 화면을 위아래 방향으로 '스와이프(쓸어넘기기)'하거나 팔목을 흔들어 주면 메뉴가 바뀝니다. 첫 화면은 시간과 날짜, 배터리 상태가 표시됩니다. 다음에는 걸음수, 칼로리 소비량, 수면시간, 타이머 기능이 차례로 표시됩니다. 애플워치처럼 착용한 상태에서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진동이 울려 움직일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전화가 오면 진동으로 알려줍니다. 별다른 터치 없이 그냥 본체를 분리해 귀에 꽂기만 하면 통화가 연결됐습니다. 생각보다 통화 품질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귀에 꽂는 이어캡 부분은 사람에 따라 잘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기자의 경우 오른쪽 귀에 들어맞지 않아 잘 고정되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이 착용할 때는 또 잘 맞더군요. 제품에는 크기별로 다른 고무 이어캡이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걸 끼워 쓰면 됩니다.
배터리 시간도 꽤 오래 갔습니다. 완전히 충전한 이후 추가로 충전 없이 5일을 견뎠을 정도입니다.
쓰다 보니 단점도 있었습니다. 하단의 버튼을 눌러 손목밴드에서 블루투스 이어폰 본체를 분리할 때, 너무 가볍다 보니 '툭' 하고 본체가 튕겨나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왼쪽 손목에 착용한 상태에서 오른쪽 손가락으로 양쪽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반대편으로 튕겨나가 떨어뜨릴 뻔 하기도 했습니다. 분리할 때 주의하셔야 합니다.
또 화웨이가 만든 제품이다 보니 제 기능을 모두 발휘하려면 화웨이의 스마트폰이 필요합니다. 토크밴드B2는 위에 설명한 것 말고도 기능이 더 있는데, 스마트폰의 잠금화면을 풀어주거나 카메라를 원격 촬영하는 리모컨 기능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능을 모두 쓰려면 '화웨이 P8' 스마트폰이 있어야 합니다.
가격도 아직은 부담스럽습니다. 해외 출시 가격은 180달러(약 21만원)인데, 정식으로 국내에서 출시된 제품이 아니다 보니 수입된 물건을 오픈마켓에서 구입하려면 30만원 넘게 듭니다. 해외직구를 이용하면 더 저렴하게 구할 수는 있겠지만, 조금 더 가격이 낮게 책정됐더라면 더욱 좋았을 듯 합니다.
그럼에도 토크밴드B2는 다른 스마트밴드와는 확연히 다른 성격을 가진 제품입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편견을 여지없이 깨 주는 디자인과 기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커질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도 중국 제조사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이 작은 밴드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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