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위 75도 넘으면 인터넷 사용 불가능
[북극해=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 쇄빙선 아라온(ARAON) 호가 북극에서 현재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1항차 연구가 지난 8월22일 끝났다. 8월23일부터 2항차 연구를 위해 다시 아라온 호는 알래스카 배로(Barrow)에서 출항한다. 2항차 연구는 오는 9월11일까지 이어진다. 아시아경제는 2항차 연구에 함께 탑승해 북극 탐험의 생생한 현장을 전한다. 기후변화뿐 아니라 북극 탐험의 역사와 극지연구의 중요성 등 다양한 이야기와 현장의 모습을 담아 [북극을 읽다] 기획시리즈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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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현재 아라온 호는 북위 71도 지점을 통과하고 있다. 해빙(海氷)은 사라지고 조금씩 거친 파도가 일고 배가 좌우로 흔들린다. 육지가 가까이 오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6일 저녁 8시쯤에는 진눈깨비가 내렸다. 날씨가 싸늘해지면서 하얀 눈발이 날렸다. 아라온 호는 14일 째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10일 알래스카 놈(Nome)에 도착한다.
한계선이 있다는 것은 불편하다. 북극에는 이른바 인터넷 한계선(Internet Limited Line, ILL)이 있다. 어느 정도 지점에 이르면 더 이상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한 경계선을 말한다. 고위도에 해당되는 북위 75도가 한계선이다.
아라온 호는 인터넷 사용을 위해 정지위성을 이용한다. 정지위성은 적도 상공 약 3만6000km에서 지구 자전주기와 같은 주기로 공전하면서 지구를 관측하는 인공위성을 말한다. 정지위성은 지표면에서 바라보는 위치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방송과 통신용에 많이 이용된다.
정지위성은 태평양(Pacific Ocean Region, POR), 인도양(IOR), 대서양(AOR) 지역을 관할하면서 통신 등에 활용된다. 아라온 호는 지난 8월25일 알래스카 배로(Barrow) 추크치 해에서 출항했다. 배로를 떠난 지 며칠 동안 인터넷은 속도만 느릴 뿐 사용이 가능했다.
아라온 호 전체에 와이파이가 구축돼 있어 선실에 있는 인원이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속도는 많이 떨어졌다. 256~512kbps 속도를 나타낸다고 했는데 실제 속도는 이보다 더욱 뒤처졌다.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지역이라도 여러 번 중간에 끊기는 등 인터넷 사용에 불편이 많았다.
인터넷 사용이 가능할 때 국내 포털이나 카카오 등을 이용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북위 74도쯤에 이르렀을 때 인터넷은 거의 사용할 수 없었다. 이어 75도를 넘어서면 아예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했다.
김광헌 아라온 호 선장은 "인터넷망은 인공위성을 사용하기 때문에 항해 중에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며 "북위 75도를 넘어서면 정지위성으로부터 신호를 받는데 어려움이 많아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북극해=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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