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서울 소재 금융위원회 전입 희망자 공고가 관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세종시 등 지방 근무를 벗어나고 싶은 공무원 사이에서 때 아닌 '클릭' 경쟁이 벌어졌다.
인사혁신처가 운영하는 공무원 교류 사이트인 나라일터에 따르면 금융위 전입 희망자 공고는 지난달 28일 게시 후 3일 오전까지 조회 건수 5300건을 돌파했다. 이는 올해 각 부처에서 내놓은 21건의 전입 희망 공고 중 울주군(5600여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하루당 조회 건수는 금융위가 압도적이다. 울주군은 지난달 10일부터 공고를 시작해 한 달 가까운 기간에 걸친 조회수인데 금융위는 단 나흘 만의 기록이다.
이 같은 인기 배경에는 올 들어 부쩍 달라진 기관의 위상 외에도 타향살이를 피하려는 생계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로 오면 서울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 서울에서 근무 중인 공무원들은 생활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세종시 등 고립(?)돼 있는 곳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공무원일수록 서울 잔류를 희망한다. 미혼자는 배우자를 고르기 힘들고 기혼자는 자녀 교육에 세종시를 꺼린다는 게 관가 안팎 얘기다.
달라진 위상도 공무원들의 '클릭'을 유도하는 데 한몫했다. 금융위는 올해 임종룡 위원장 부임 후 굵직한 정책을 쏟아내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을 통해 서민 빚 탕감을 돕고 증시 일일 가격제한폭 확대 조치로 자본시장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렇다 보니 유능한 인재가 제 발로 찾아오기도 한다. 2012년 재경직 수석 합격자인 최범석 사무관은 지난해 연수를 마치고 금융위에 자원해 핵심 부서인 금융정책과에 둥지를 틀었다.
금융위 인사팀 관계자는 "새롭게 금융 업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지원자들이 많다"며 "타 부처에 '금융위는 일이 많은 곳'이라고 소문이 났는데도 지원자가 많은 것을 보면 인기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위 전입을 위해선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올해와 같이 한 자리 수를 모집한 지난해에도 수십 명이 지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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