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규제심사위원장 맡은 류충렬 위원장
"비전 세우고 규제 한번에 개선해야"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기업이나 국민이 호소하는 애로를 해결하는 데 만족한다면 진정한 규제개혁은 이룰 수 없습니다. 산업이 발전하고 상황이 변하면 금방 또 다른 규제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정책 목표를 설정하고 관련 규제를 한 번에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식품 분야 규제개혁의 선봉이라면 그는 든든한 지원군이자 조력자다. 작년 6월부터 농식품부 규제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류충렬 위원장은 릫현장에서 한 발 더 나간 규제개혁릮을 강조했다.
류 위원장은 “현재 이뤄지는 규제개선 작업은 개혁이 아닌 현실화”라며 “자연스럽게 산업이 발전하도록 미리 규제를 해소하는 것이 정책의 유도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미 만연한 규제들로 인해 국민들이 고통스러워 호소를 하는 상황까지 왔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현재 시점에서 애로를 호소하는 규제만 해결하다 보면 개선 수준이 현재에 머무르게 된다”며 “뒤돌아서면 금방 새로운 규제가 발목을 잡기 때문에 한 발 더 나가지 않으면 규제개혁은 뒤떨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정부 출범 초기부터 규제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는 쓴소리도 내놨다. 그가 이처럼 적극적인 규제개혁을 강조하는 것은 현장에서 느낀 절실한 요구 때문이다.
류 위원장은 “한 농가에서 축사 옆에 치즈 가공공장을 지으려고 하는데 공장 건축 허가 요건상 폭 4m의 도로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공장을 짓지 못한 사례가 있다”며 “현장에 가 보니 규정에는 모자라지만 차량 이동이 충분히 확보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현장에 답이 있음을 절실히 깨닫는 순간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산업발전이 융·복합하고 있어 단일 부처 노력만으로는 규제를 없앨 수 없다며 부처 합동으로 규제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류 위원장은 역설했다. 그는 “정부가 농축업의 6차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영농, 가공, 관광 등이 섞여 있는 산업”이라며 “건물을 짓거나 관광, 주류 분야 등 제각각 부처가 있는 상황에서 다른 부처는 현장의 애로점을 실감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처합동으로 규제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거나 상위기관이 조율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농식품부는 6차 산업화 등 정책의 목표를 확실하게 정하고 규제개혁의 조리개를 맞춰 연관 규제를 모두 해소하는 적극적인 분위기여서 규제위원장을 맡았다”며 “농민들은 자기 일에 집중할 뿐 규제가 있어도 적극적으로 건의를 하거나 요구하지는 않는 성향을 가지고 있어 공무원들이 먼저 가서 만나 의견을 듣는 것이 기본적인 규제개혁의 동기”라고 덧붙였다.
1956년생인 류 위원장은 마산고와 경남대를 졸업, 국무조정실 사회규제관리단을 거쳐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 단장을 역임, 대표적인 규제개혁 전문가로 꼽힌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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