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매직퍼터, 꿈의 59타, 워터해저드 샷."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페덱스컵, 이른바 '플레이오프(PO)'는 2007년 첫 무대부터 요란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힘이 동력이 됐다. 최종 4차전 투어챔피언십에서 '8타 차 대승'을 일궈냈고, 페덱스컵 초대챔프에 이름을 새겨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PGA투어 홈페이지가 27일 밤(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에디슨 플레인필드에서 개막하는 더바클레이스(총상금 825만 달러)를 앞두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했다.
'8자 스윙' 짐 퓨릭(미국)은 2010년 보스턴에 있는 골프용품 중고숍에서 39달러짜리 싸구려 퍼터를 구입했다. 1차전 더바클레이스에서 늦잠을 자는 바람에 프로암에 나가지 못해 실격을 당한데다가 2차전 도이체방크챔피언십에서 퍼팅 난조로 공동 37위에 그치는 등 심기가 불편했던 시점이었다. 정규 시즌 2승을 수확했던 퍼터를 버렸다는 게 놀라운 대목이다.
이 퍼터는 그러나 3차전 BMW챔피언십 공동 15위에 이어 4차전 투어챔피언십 우승이라는 행운으로 직결됐다. 최종일 18번홀(파3)에서는 티 샷을 벙커에 빠뜨렸지만 두번째 샷을 홀 1m 지점에 붙여 기어코 '우승 파'를 솎아내는 드라마까지 연출했다. 당당하게 페덱스컵 챔프에 등극했고, '1135만 달러의 잭팟'을 만끽했다. 2013년 3차전 BMW챔피언십 2라운드에서는 '꿈의 59타'를 작성했다.
빌 하스(미국)가 2011년 4차전 투어챔피언십에서 보여준 환상적인 워터해저드 샷도 'PO를 빛낸 명장면'에 꼽혔다. 그것도 연장 두번째 홀에서였다. 17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이 워터해저드로 향하자 물속에 들어가 반쯤 잠긴 공을 그대로 쳐 홀 60cm 지점에 붙여 천금 같은 파를 잡아냈다. 그해 PGA투어 '올해의 샷'으로 선정됐다. 기사회생한 하스는 연장 세번째 홀인 18번홀(파3)에서 또 다시 파를 지켜 기어코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빌리 호셸(미국)은 지난해 'PO의 사나이'가 됐다. 최고의 성적은 공동 6위, 당초 평범한 시즌이 예상됐다. 호셸은 그러나 2차전 도이체방크챔피언십 준우승으로 시동을 걸었고, 3차전 BMW챔피언십과 4차전 투어챔피언십을 연거푸 제패해 페덱스컵까지 품에 안았다. 생애 통산 상금이 450만 달러에 불과했던 호셸은 PO에서만 1344만 달러(160억5000만원)를 벌어들여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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