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저온저장고 지원사업” 말썽

[아시아경제 문승용]

기계 결함으로 농민 피해 발생…D사, 콘프레샤 압축불량 고액수리비 제시
농민, 신안군 대상으로 ‘피해보상 소송제기’…D사, 채무부존재 소송 맞불

신안군이 영세농가의 소득증대를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농산물 소형저온저장고’ 지원사업이 시공업체의 불량제품과 부실시공 의혹으로 농민들이 강력 반발하며 말썽이 일고 있다.

26일 신안군과 농민들에 따르면 저온저장고 지원사업은 과수·채소 등 2㏊ 미만 소규모 원예농산물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보조금 50%, 자부담 50%로 이루어지는 사업이며, 무상보증수리 기간은 1년이다.

문제는 신안군 공모 사업에 선정된 D사에서 시공한 저온저장고가 1년이 갓 넘어선 시점에 저장고의 온도가 떨어지지 않는 치명적인 문제가 다수의 농가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저장고에 저장한 농산물이 부패해 농민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더욱이 D사측은 저장고의 콘프레샤 압축불량으로 고장 원인을 설명하고 수리를 해야 한다며 통상적인 수리비보다 2배나 더 높은 견적을 농민에게 제시하면서 불만을 키웠다.

D사가 제시한 수리비용은 콘프레샤 교체 100만원, 가스가 누설됐을 경우 30만원 등 두개의 견적을 제시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다른 업체에서 콘프레샤 35만원, 도선비 10만원, 인건비 20만원, 가스충전 5만원, 이윤 10% 등 견적을 받아 D업체가 제시한 수리비용이 터무니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특히 무상 A/S기간도 타 지자체와 비교할 때, 신안군 공모에 참여한 D업체의 무상 A/S기간이 절반에 그친 1년에 한정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피해를 본 농민들은 저장고의 핵심 부품인 콘프레샤가 불량일 가능성이 있다며 A/S 기간을 1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저온저장고는 개인이 자체적으로 설치하면 450여만원이면 설치가 가능하다는 동종 업계의 주장이 나오면서 150만원이 ‘과다계상’ 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신안군에서 보조금을 받아 설치하면 150만원이 더 비싼 6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같은 업체, 같은 규격의 저장고를 설치하지만 개인이 설치할 경우와 보조금을 받아 설치할 경우의 가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피해를 본 농민들은 최근 신안군을 상대로 수리비용과 농작물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한국소비자원에도 구제를 신청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맞서 시공업체인 D사는 농가가 제시한 손해배상에 대해 ‘지급할 의무가 없음’을 확인받는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다.

신안군 임자면에서 대파농사를 짓는 A씨는 “저장고의 온도가 떨어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 시공업체에 A/S를 요청했는데 콘프레샤 교체 100만원, 가스충전 30만원 등 모두 130만원을 요구했다”며 “600만원이나 되는 고가 제품을 사용한지 2년도 안된 시점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하자는 부실시공과 불량부품을 추정할 수 있으므로 무상A/S와 농작물 피해에 대한 적정한 배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업체 측은 섬지역 특성상 내륙에 비해 도선비·체류비·장기출장비 등의 추가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공업체인 D냉동 관계자는 “저온저장고의 하자담보 무상책임기간은 1년으로 1년이 경과하면 유상으로 전환되는데 주민들이 무상A/S와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A씨의 비용 산정은 원재료비, 도선비, 출장비 등을 고려해 적정하게 산정된 금액이다”고 반박했다.

신안군 관계자는 “저온저장고 지원사업은 농산물 상품성 향상과 농가들의 소득증대를 도모하기 위해 시행된 사업인 만큼 저온저장고 설치와 A/S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며 “시공업체와 협의해 무상A/S기간 연장과 섬마을 별 A/S 표준약관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승용 기자 ms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