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반대매매 하루 수백억, 개미들도 난리났다

주가급락에 신용거래 주식처분 급증
신용거래잔고 한달새 1조 감소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중국발 쇼크로 증시가 급락하면서 국내증시에 '반대매매' 주의보가 켜졌다. 반대매매란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매입한 주식의 가치가 급락하면 증권사가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급히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뜻한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낙폭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증시 상승세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자금 규모가 크게 확대돼 있다. 지난해 말 5조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던 신용거래잔고는 지난달 25일 8조734억원까지 늘어나 7개월만에 3조원이 늘어났다.

신용거래에서는 일반적으로 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할 때 40% 가량의 자금을 대고 나머지 대금(신용융자)을 증권사가 빌려준다. 해당 주식의 가치가 신용융자 규모의 140% 아래로 빠지면 증권사가 주식을 처분(반대매매)하게 된다. 결국 급락장세가 이어져 증권사들의 반대매매가 늘어나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규모는 앞으로 계속 커질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증권사들의 반대매매가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거래에 대한 반대매매의 공식 통계는 없지만 최근 급락 장세에서 하루에 수백억원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신용거래에 대한 반대매매 추세는 신용거래 잔고 감소세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반대매매가 늘면서 신용거래잔고는 최근 한달 새 1조원 이상 감소했다. 최근 추세도 지속적으로 감소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25일 8조734억원까지 치솟았던 신용거래 잔고는 이달 24일 7조31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최근 한달간 코스피가 10% 가량 하락하고 코스닥은 21% 이상 급락하면서 신용거래 수요도 줄어든 측면이 있지만 반대매매로 잔고가 감소한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신용거래 반대매매와 함께 미수거래에 따른 반대매매도 역시 만만치 않은 규모로 늘어나며 투자자 손실 확대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수거래는 고객이 일부 증거금을 내고 주식을 외상으로 사는 제도다. 최근 한달간 미수거래에 따른 반대매매는 1591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중순만 해도 하루 평균 40억∼50억원 규모였으나 증시가 급락한 이달 24일에는 164억원으로 급증했다.

미수거래에서는 주식 매입 후 이틀 뒤인 결제일까지 투자자가 증권사에 나머지 대금을 내지 않으면 증권사가 결제 대행 대금을 회수하기 위해 반대매매를 통해 계좌에 있는 주식을 팔게 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