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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매매의 습격, 기업 오너가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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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금성테크는 하루아침에 오너가 바뀌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 회사 최대주주가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에 맡긴 주식의 담보가치도 급락했다.

은행은 원금 회수를 위해 바로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았고 지분이 사라진 최대주주는 결국 경영권도 잃었다.



최근 코스닥시장의 폭락으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최대주주들이 떨고 있다. 주가 급락으로 담보가치도 급락, 반대매매가 나올 수 있는 선까지 밀렸기 때문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예탁증권담보융자(주식담보대출) 규모는 지난 24일 현재 10조915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1% 늘어났다.


최근 5년간으로 확대해서 보더라도 주식담보대출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상장사 대주주들이 현금 마련이 쉽지 않게 되자 잇달아 대출을 받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주식담보대출은 목돈이 급한 대주주에게 단비같은 존재다. 거액의 세금을 납부할 일이 생겼거나 유상증자에 들어갈 자금이 필요한 대주주에게 주식담보대출은 중요한 현금 마련 창구다.


주식담보대출은 평균적으로 7%대 금리 수준에 담보인정비율은 50~70% 사이다. 담보가치 평가가 비교적 수월해 대출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재산권 외 의결권은 제한되지 않아 경영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금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들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주식담보대출 비율은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주가가 담보권 설정가 밑으로 떨어질 경우 반대매매로 주가가 추가로 폭락할 우려도 있다.


대출처에서는 원금 회수가 위험해지는 가격대부터 반대매매를 통해 주식을 시장에 팔아버리기 때문에 취약했던 기존 경영권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이 같은 주식담보대출 사례는 대기업보다 금융권으로부터 자금 융통이 어려운 코스닥 상장사에서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대주주 일가 지분에 담보 또는 질권이 설정된 사례가 3곳 중 1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출 기준으로 코스닥 100대 기업 중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한 8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수치다. 84개 상장사 중 대주주 일가 지분이 금융회사나 세무기관 등에 담보로 제공된 회사는 모두 27개(32.1%)에 달했다.


최근 공시만 봐도 국내 코스닥 상장사 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은 끊이지 않는다. 일부 최대주주는 담보대출을 늘려 보유 주식의 대부분을 담보로 맡겨놓고 있다.


보안업체 SGA 최대주주는 지난달 31일 유안타증권과 주식담보부대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달 7일 공시했다.


최대주주는 보유주식 672만8027주 가운데 150만8211주를 맡기고 8억원가량을 대출받았다.


앞서 지난 6월에도 유안타증권 및 골든브릿지투자증권과 모두 4차례에 걸쳐 20억원 규모의 담보계약을 맺었다. 최대주주가 보유한 SGA 주식의 약 85%가 금융권에 담보로 묶이게 된 것이다.


다우데이타 최대주주인 김익래 키움증권 회장은 지난달 27일 다우데이타 보유주식 54만주를 담보로 한국증권금융과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통상 주식담보대출은 담보 가치의 50%인 점을 감안할 때 당일 종가(1만9000원) 기준 담보 대출액은 51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김 회장이 체결한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최대주주 전체 보유주식 중 25%에 달한다.


유전자 분석업체 디엔에이링크 이종은 대표 역시 지난달 27일 유안타증권과 신한금융투자와 각각 보유주식 44만주, 16만3935주를 맡기는 주식담보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담보로 잡힌 이 대표 주식은 전체 보유주식의 60%에 달하는 79만1180주다.


문제는 대주주들의 과도한 주식담보대출로 인해 주가 하락을 부채질할 수 있어 소액주주나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이다.


회사가 자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반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기관이 반대매매에 따라 담보로 잡힌 주식을 처분할 경우 소액주주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


일부 부도덕한 투자자들이 주식담보대출을 악용해 주가를 조작하거나 경영권을 빼앗는 일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 대주주들의 주식담보대출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며 "재무구조가 건실한 기업이 주식담보대출을 받을 가능성은 상당히 떨어지기 때문에 최대주주가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기업에 대한 주식 투자는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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