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악재로 국내외 주식펀드 순자산, 38개월만에 최대 감소…외국인, 파생상품시장에선 매수세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이현우 기자, 최동현 기자] 중국 증시 폭락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며 '검은 월요일'로 불린 지난 24일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 하루만에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증시는 전일 3000선까지 붕괴되는 등 연일 급락장을 이어가고 있어 투자자들의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4일 기준 국내외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 순자산총액은 전일 대비 1조8328억원 감소한 69조4111억원을 기록했다. 순자산총액은 설정원본과 운용수익을 더한 금액이다. 같은날 국내외 주식형펀드 설정원본은 477억원 감소했지만 운용수익이 급감하면서 하루만에 순자산총액이 2조원 가량 줄어든 것이다. 지난 2012년 6월4일(-2조3530억원) 이후 3년2개월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이는 중국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국내외 증시 하락으로 펀드가 편입한 종목의 평가가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중국 증시가 전장 대비 8.5% 폭락해 일일 낙폭 기준 8년래 최대치를 기록한 24일 국내 코스피(-2.47%), 미국 다우(-3.58%), 일본 닛케이225(-4.6%), 영국 FTSE100(-4.67%)는 모두 줄하락했다.
이에 더해 전일 중국 증시가 올 들어 처음으로 3000선까지 내주면서 글로벌 증시 급락장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또다시 7.63% 폭락한 2964.97로 마감했다. 중국이 기준금리, 지급준비율 인하를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뜨겁지 않았다. 유럽증시는 반발매수세가 나타나며 상승했지만 미국증시는 반등에 실패하며 또다시 1% 이상 하락했다. 이날 국내증시도 단기 폭락에 대한 기술적 반등은 나타나고 있지만 심리적 지지선인 코스피 1900선에는 좀처럼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노종원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자산배분 동향 특징은 글로벌 수출국에서 자금이탈이 크다는 점인데 이는 중국문제가 증시를 넘어 글로벌 수출경기 둔화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물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매수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장기적 상승 가능성을 열어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외국인은 지난 5일부터 전일까지 14거래일 동안 총 3조1867억원어치 규모의 주식을 내다 팔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선물과 옵션 등 파생상품시장에서는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21일부터 전일까지 나흘째 코스피200선물에 대해 '사자'를 보이고 있다. 이기간 누적 순매수 규모는 2만8627계약이다. 중국 코스피가 급락한 지난 24일 외국인 지수선물 순매수 규모는 1만8914계약으로 하루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선물 옵션 방향성은 상당한 수준의 반등이 가능함을 기대하는 베팅"이라며 "다만 본격적인 반등 여부를 판단하려면 현물의 지속적 매도세가 개선이 확인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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