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동북부 톈진(天津)항에서 발생한 폭발 참사와 관련해 현지 부자들에게 기부 압력이 거세게 가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홍콩 영자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톈진 폭발 참사와 관련해 기부 압박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이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이다.
마 회장의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 계정에서는 네티즌 수만명이 톈진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기부하라며 압박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마 회장에게 "기부하지 않으면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에서 이제 쇼핑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네티즌은 "홍콩에서 집을 사는데 10억위안(약 1840억원)이나 쓰면서 왜 톈진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서는 수백만위안도 내놓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마 회장은 보유 자산이 315억달러(약 37조2640억원)로 중국 제2의 부호다. 그러나 이번 톈진 참사와 관련해 아직 기부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2008년 쓰촨(四川)성 대지진 당시 2500만위안을 쾌척한 것과 다른 모습이다.
SCMP는 인터넷 기업 텐센트(騰迅)의 마화텅(馬化騰) 설립자,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의 레이쥔(雷軍) 회장도 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아 네티즌들로부터 비난 받고 있다고 지목했다.
반면 알리바바의 경쟁사인 JD닷컴의 류창둥(劉强東) 회장은 톈진 참사 직후 1000만위안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영화배우 청룽(成龍)과 판빙빙(范氷氷)은 각각 300만위안, 100만위안을 흔쾌히 내놓았다.
톈진항에서는 지난 12일 발생한 물류창고 폭발 참사로 지금까지 114명이 숨지고 70명이 실종됐다. 더욱이 주요 항만 기능은 마비되고 인근 공장의 가동이 멈추는 경제적 손실도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유독물질 확산 우려까지 겹쳐 인근 주민들이 이주 계획을 세우면서 상권마저 무너지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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