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통계로본시민건강격차' 펴내...재정격차 커지면서 1인당 보건예산액수 차이도 심화...가난한 지역 주민 건강 악화·사망률 격차 더 커져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기초자치단체간 재정 격차가 확대되면서 주민에 대한 건강서비스 편차가 커지고 있다. 서울 중구는 1인당 6만원의 보건예산을 쓰지만 양천구는 2만원에 불과해 3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17일 서울시가 펴낸 '통계로 본 서울시 건강 격차'는 이 같은 현황을 잘 보여준다. 이에 따르면 최근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간 재정 격차가 커지고 있다. 모든 자치구에서 재정 형편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재정자주도'(높을수록 양호)는 2003년 87.0%에서 지난해 54.8%로 하락했다.
특히 자치구간 재정자주도 격차가 커지고 있다. 2003년에는 가장 낮은 자치구와 높은 자치구간 격차가 1.06배(2.2%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27배(15.0%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지난해 재정자주도가 가장 낮은 강서구는 43.9%였고 가장 높은 종로구는 69.9%였다.
재정자주도는 종로구ㆍ중구ㆍ강남구ㆍ서초구 등이 10여년째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다. 강서구ㆍ노원구ㆍ은평구ㆍ강북구 등은 하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재정자주도가 가장 높은 자치구는 종로구(69.9%)였고, 이어 중구(67.9%), 서초구(66.5%), 강남구(65.9%) 등의 순이었다. 가장 낮은 자치구는 강서구(43.9%)였다. 노원구(46.8%), 은평구(47.7%), 강북구(49.1%) 등이 뒤를 이었다.
재정여건 탓에 주민 1인당 건강 관리를 위해 투입하는 보건예산액은 차이가 많다. 부자 자치구의 경우 상대적으로 많이 쓰는 반면 가난한 자치구들은 적게 쓰는 것이다.
중구는 1인당 6만1200원이고, 양천구는 2만원으로 격차가 세 배가 넘는다. 25개 자치구 평균 보건예산액은 2만7400원이다. 종로구 3만7200원, 성동구 3만2400원, 강북구 3만1000원, 강남구 3만600원, 마포구 3만300원, 금천구 3만100원, 서초구 2만6800원 등이 비교적 많이 지출하는 지역이었다.
서울 자치구별 총 사망률
이로 인해 실제 주민들의 건강은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다. 지역간 사망률 격차가 2001년에서 2012년 사이에 1.1배에서 1.14배로 더 커졌다. 서초(10만명당 285.2명 사망)와 강남ㆍ송파 등 재정 상태가 좋은 자치구들이 사망률 하위권에 자리잡고 있는 반면 중랑(10만명당 402.2명 사망)을 비롯, 금천ㆍ강북구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자치구 산하 동별 사망률의 격차가 컸다. 사망률이 낮은 42개동 중 강남ㆍ서초 송파 등 강남3구에 속하는 동이 30곳으로 71.4%를 차지했다. 사망률이 높은 40개동 중 25곳(62.5%)은 강북지역이었다. 동별 사망률의 지역간 격차도 2005~2009년 2.72배에서 2009년~2013년 4.01배로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이유로 인해 최근 1년새 병원을 방문하지 못한 사람들의 비율에서도 지역격차가 커지고 있다. 강북구 6.6%가 가장 높고 영등포구가 1.0%로 가장 낮아 2.82배의 격차를 보였다. 2009년 1.67배에 비해 지역간 격차가 더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우울증 진단경험률은 2009년 2.3%에서 2013년 2.6%로 늘어났으며, 자치구간 격차는 1.43배에서 1.92배로 증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2년부터 지역간 사망률 격차를 2020년까지 10% 감소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지속적인 건강 격차 모니터링과 함께 자살률 감소, 흡연률 저하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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