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를 제3자의 시선에서 다룬 다큐멘터리가 공개돼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동영상 사이트를 운영하는 일본기업이 제작했지만 여러 문제에 있어 한일 양국의 견해 차이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다뤘다는 평가다. 극우 성향의 일본 네티즌들인 이른바 '넷우익'은 자신들의 주장과 배치되는 이 다큐멘터리 내용에 술렁이고 있다.
4일 국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일본 동영상 사이트 니코니코에 공개된 '한국과 일본을 묶는 매듭'(The ties that bind Japan and Korea)'이라는 다큐멘터리가 화제다. 이 다큐멘터리는 니코니코 측이 영국 블레이크웨이 프로덕션에 의뢰해 영국인 영상제작자인 피오나 스타톤이 만들었다고 한다.
서구의 시각에서 제작해 한국과 일본을 둘러싼 여러 쟁점에 있어서 양국의 견해 차이를 보여주는 데 주안점을 둔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조선인 징용, 일본군 위안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역사 교과서 수정, 독도 등 한국과 일본의 갈등 소재를 제3자의 시선으로 다루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이 비교적 객관적으로 담겼다. 일본군 위안부 이옥선 할머니는 이 다큐멘터리에서 자신의 끔찍한 경험과 아직도 풀지 못한 한을 생생하게 전한다. 일본 입장에서 아시아여성기금 사업, 고노 담화 발표 등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소개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의 창씨개명, 문화 말살 정책, 강제노역, 조선인 차별 등 가해 행위도 나온다. 일본의 넷우익이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뒷목을 잡는 이유다.
어버이연합회가 일본대사관 앞에서 과격하게 항의 시위를 벌이는 장면 등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편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른 자금 지원으로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배상이 이뤄졌다고 해설하는 등 일본의 주장이 반영된 내용도 있다고 한다.
니코니코는 오는 7일 이 다큐멘터리의 2편을 생방송으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영국 BBC 월드와이드를 통해 세계 각국으로 배급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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