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미술관에 가서 정물화를 보면서 야채가 500년 전에 어떤 모습이었는지 비교하면 재미있다.”
제임스 닌하우스 미국 위스콘신대학 원예학 교수는 학생들에게 육종 역사를 가르칠 때 르네상스 화가 지오반니 스탄치(1645~1672)의 정물화를 보여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닷컴(vox.com)은 28일 스탄치가 그린 수박의 속과 요즘 우리가 먹는 수박 과육의 차이에 대한 닌하우스 교수의 설명을 전했다.
요즘 수박 과육은 당시 수박의 속과 상당히 다르다. 붉은 색이 훨씬 밝아졌다. 과육에 함유된 리코펜이라는 붉은 색소가 더 많아졌다. 또 중심에서 밖으로 뻗어나온 흰색 과육이 사라졌다. 농부들이 수백 년 육종을 통해 이렇게 개량한 것이다.
당시 수박은 당도가 높았을 것이다. 이는 종종 수박으로 발효주를 담갔다고 전해지는 데에서 짐작할 수 있다.
수박은 아프리카가 원산지다. 수박은 인류에 의해 재배된 이후 중동과 남부 유럽으로 확산됐다. 수박은 1600년 무렵에 유럽에서 일반적인 과일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20세기 육종학은 씨 없는 수박도 만들어냈다. 씨 없는 수박은 일본 교토대학의 기하라 히토시(木原均) 박사가 개발해 1947년에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기하라 박사와 친분이 있던 우장춘 박사가 1953년에 처음 재배했다. 최근엔 X-선 처리를 통해 씨 없는 수박이 생산된다.
사람들이 미래에 씨 없는 수박만 먹게 된다면 그 시대에는 ‘씨 있는 수박’ 사진을 낯설어할지도 모른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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