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웨지를 퍼터 대용으로?"
'맥글래드리 챔프' 로버트 스트렙(미국)은 이달 초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그린브라이어클래식 최종일 그린에서 56도 웨지로 신들린 퍼팅을 과시했다. 사연이 있었다. 9번홀에서 홀아웃하면서 퍼터를 골프백 근처에 던졌다가 넥 부분이 휘어져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웨지를 사용한 후반 9개 홀에서 버디를 5개나 쓸어 담았다는 게 이채다. 이른바 '웨지 퍼팅'이다.
그렇다면 그린 밖에서는 어떨까. 10~20야드의 웨지 샷은 초보골퍼는 물론 웬만한 고수들에게도 상당히 어려운 샷이다. 샷이 크지 않아 오히려 정확한 컨택이 어렵기 때문이다. 딱딱한 페어웨이에서는 더욱이 날에 맞아 그린을 훌쩍 넘어가기 일쑤다. 바로 이 때 '웨지 퍼팅'을 활용할 수 있다. 퍼팅하듯이 리딩에지로 공 중앙 부근을 임팩트하는 샷이다.
'날치기' 방지는 물론 조금만 거리감을 익히면 곧바로 홀인시킬 수 있는 비장의 무기까지 될 수 있다. 샷을 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본지에 <슈퍼모델 이선진의 스킬 샷>을 연재하는 토종교습가 최명호 프로는 "리딩에지 부분을 지면에서 약간 띄운 뒤 공 중앙을 때리면 된다"며 "셋업이나 샷을 하는 과정 모두 퍼팅과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린 프린지 등 그린과 긴 풀의 접경지역에서는 특히 효과적이다. 퍼터로 스트로크 할 때 뒤쪽의 풀이 걸리는 상황에서다. 퍼팅과 비슷한 동작이라 기술적으로는 어렵지 않지만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는 연습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해 두자. 최 프로는 "습관적으로 공 아랫부분을 타격할 수 있어 수평적인 연습스윙을 여러차례 진행해 이미지를 확실하게 잡는 게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린에서 다소 거리가 있을 때는 8번이나 9번 아이언을 선택해 같은 샷을 구사할 수 있다. 공의 라이가 좋지 않거나 양잔디 등에서 제대로 디봇을 내지 못하는 골퍼들의 경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수 있다. 당연히 공이 굴러가는 경로에 움푹 파인 곳이 있거나 장애물이 없을 때다. 마지막은 손목 사용은 절대 금물이라는 대목이다. 퍼팅과 마찬가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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