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상징’ 철조망으로 만든 피아노, 통일을 연주하다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통일부와 제일기획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통일의 피아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통일의 피아노’ 는 분단의 상징인 철조망으로 피아노를 만들어 이를 전시, 연주 등 에 활용하는 프로젝트로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합창단, 삼익문화재단도 함께 참여한다.
피아노 제작은 창작악기 고안 및 연주로 유명한 월드뮤직그룹 ‘공명’이 맡았다. 공명 소속 음악가들은 실제 최전방 군부대에서 회수해 온 철조망을 이용해 3개월의 시간을 거쳐 전혀 새로운 악기를 재탄생 시켰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성하 제일기획 프로는 “지난해 방한한 교황에게 휴전선 철조망으로 만든 가시면류관을 선물하는 것을 보고 철조망이 전쟁과 분단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평화의 소재도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철조망에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음악적 요소를 더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통일의 피아노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통일의 피아노’는 이색적인 디자인과 음색이 특징이다. 먼저 그랜드 피아노의 고급스러운 외관과 피아노 줄을 대신하고 있는 날카로운 철조망이 극명한 대비를 이룬 디자인이 눈에 띈다. 음색도 보통의 피아노와 확연히 다르다. 강철 소재의 반듯한 기존 피아노 줄 대신 오래되고 울퉁불퉁한 철조망을 사용해 건반악기보다는 타악기에 가까운 소리가 난다.
‘통일의 피아노’는 21일부터 9월29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북한 프로젝트’ 전시회의 부대행사 중 하나로 미술관 로비에 전시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피아노와 함께 분단을 상징하는 전시물들을 배치하고 통일의 피아노로 연주한 음악과 피아노 제작과정 등을 담은 영상을 선보여 관람객들이 분단 70년을 맞아 통일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통일의 피아노’는 실제 음악회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다. 광복절인 8월15일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국립합창단의 ‘광복 70년 한민족 합창축제’에서 전세계 한인 합창단과 함께 무대에 올라 연주를 선보일 계획이다.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은 “분단의 상징인 철조망이 만들어내는 소리라는 점에서 역사성과 함께 음악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거친 철조각에서 음악을 탄생시킨 통일의 피아노처럼 현재 대한민국의 분단된 현실에도 통일의 꽃이 피어나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연주하겠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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