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주주총회를 통해 합병안을 승인했다. 지난 5월26일 합병 결의를 발표한 이후 53일 만이다.
합병안이 승인된 가운데, 주요 외신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승계에 큰 고비를 넘겼다"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그동안 내부 순환 출자로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국 재벌의 지배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다만 외신들은 한국 내에서 엘리엇과의 법적 분쟁이 남아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합병 소식이 알려진 직후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이 승리를 거머쥐었다"며 이번 합병에 대해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왕관에 박힌 보석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묘사했다.
CNBC는 이번 합병으로 한국의 재벌 대기업의 지배가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BBC는 "삼성가 가족에게 이번 합병이 지배구조를 단일화하는데 매우 중요한 과정이었다"고 설명했으며, 뉴욕타임스는 "삼성물산 주주들이 재벌 삼성가의 권력을 아버지에서 아들로 위임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을 제거하는데 표를 던졌다"고 전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삼성물산의 의결권 7% 이상을 가진 엘리엇이 삼성 측에 앞으로 어떤 요구를 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WSJ는 엘리엇, 소액주주들이 합병에 반대하며 법적 소송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며 "이 부회장이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엘리엇과의 법적 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엘리엇은 서울대법원이 최근 삼성물산-제일모직 주식거래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데 대해 불복하고 16일 재항고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선 외국인 투자자, 특히 헤지펀드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삼성이 이를 이용, 엘리엇의 부정적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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