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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삼성그룹 지배구조 취약점 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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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이재용 부회장 경영 행보 넓히는 계기 될 것"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서 가장 취약점으로 지적되던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에 합병됐다.


이번 합병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의 공격속에서 지켜냈다는 점과 향후 삼성그룹을 승계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제일모직을 통해 삼성전자를 직접 지배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순조롭게 연내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17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두 회사의 합병 의결건을 가결시켰다. 제일모직은 주총 시작 18분만에 속전속결로 합병건을 가결시켰고 삼성물산은 약 4시간 동안의 치열한 표싸움 뒤에 찬성표 69.53%를 얻어 합병을 성사시켰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성공하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은 큰 밑그림을 마쳤다. 통합 삼성물산은 향후 삼성그룹의 사업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된다. 패션, 식음, 건설, 레저, 바이오 등 그룹내의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지배구조 측면에선 의미가 더 크다. 삼성물산은 오래전부터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취약점 중 하나였다.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반면 계열사 보유 주식은 많아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역할을 하면서도 공격당할 소지가 다분했던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3%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로 합병 이후에는 총 16.5%의 지분을 갖게 된다. 이번 합병을 통해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이 갖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4.1%와 제일모직이 삼성생명을 통해 보유한 지분 7.6%를 더해 삼성전자 지분 11.7%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을 상속받지 않아도 이 부회장이 직접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 역시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에서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성장 사업으로 육성중인 바이오 사업도 더욱 힘을 받게 됐다. 향후 전자사업과 함께 그룹내 성장의 핵심축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 4.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통합 삼성물산의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51.2%를 보유하게 된다. 단순 사업지주가 아닌 바이오 사업의 중추가 되는 것이다.


합병에 성공하며 이 부회장의 경영행보도 크게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후 그룹 대표로서의 역할을 수행중이다. 최근에는 삼성전자를 넘어선 전 계열사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이 낮았던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가장 취약한 고리 중 하나였지만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통해 약한 고리를 보강할 수 있게 됐다"면서 "향후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활발히 나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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