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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저지' 실패한 엘리엇, 다음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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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원안대로 승인된 가운데, 합병에 반대해 온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은 소송 등의 방법으로 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엘리엇은 17일 주총 결과가 나온 직후 "수많은 독립 주주들의 희망에도 합병안이 승인된 것으로 보여 실망스럽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우선 '합병 무효 청구 소송'을 내며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엘리엇은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가처분 사건 심문에서 "만약 주주 총회에서 불공정한 비율로 합병을 승인한 뒤 합병 무효 소송이 제기되면 무효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 본안 소송 제기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삼성물산 합병에 큰 영향을 미친 국민연금 등을 대상으로 소송전을 확대할 것으로도 보인다. 엘리엇은 최근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 알려지자 의결권전문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문제삼기도 했다.


한 때 엘리엇이 ISD(투자자-국가 간 소송)를 제기하는 등 해외로 법적 분쟁을 끌고 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은 일단 크지 않아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ISD는 정부 정책에 의해 외국인 투자자가 명백한 차별을 입었을 때 쓰일 수 있는데, 이번 사안에서 엘리엇이 피해를 호소할 만한 부분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소수 주주로서의 권한을 활용, 합병 삼성물산을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합병한 '뉴 삼성물산'에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사외이사를 포함시켜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것.


이번 합병을 추진한 삼성물산 이사진을 공격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엘리엇은 최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면 임시 주총이라는 방법으로라도 삼성물산 이사진을 신선한 시각을 가진, 독립적이고 경륜이 있는 인재로 교체하는 것 같은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하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물산 경영진을 배임 등의 이유로 고소할 수도 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엘리엇이 제일모직 지분을 확보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합병 후 엘리엇의 합병법인 지분은 2.03%로 낮아지는 만큼, 이에 대비해 제일모직 지분을 확보하고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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