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전 직원이 서로 평가하는 '360도 평가제' 올 초부터 시행
직원들 공격성 댓글에 감정 골 깊어지기도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다음카카오가 올해 새롭게 도입한 '360도 평가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360도 평가제는 직원들간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일종의 다면평가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는 직원에게 공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도록 해 성과 평가 기준으로 활용하는 '360도 평가제'를 운영 중이다. 공개된 자기소개서 게시물에는 다른 직원들이 실명이나 익명으로 피드백 차원에서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자기소개서에 2014년 자신이 맡았던 업무에서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써넣도록 했다. '기타'란에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소개하는 내용을 적도록 했다.
이 평가제는 서로 다른 기업문화를 가진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된 만큼 서로를 이해하고 업무역량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 임직원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익명으로 쓴 피드백 가운데 당사자가 수용하기 힘든 비판적인 내용이나 인신공격성 비난 댓글이 등장한 것. 공격한 직원과 공격받은 직원간 감정의 골이 깊어짐은 물론 서로를 의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다음카카오 한 직원은 "직원 각자가 올린 자기소개서를 직원 모두가 볼 수 있게 한 데다, 이에 댓글까지 달 수 있게 해 업무 성과를 평가하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상당하다"며 "합병 이전 다음에서도 그런 제도를 운영한 적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기소개서를 전 직원에게 보여주는 것 자체로도 민망한데다 익명으로 비난투의 댓글이 달릴 경우 상당한 자괴감이 들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국 정서에 맞지 않은 평가제라는 것이다.
360도 평가제를 도입한 회사측 또한 당황스러운 것은 마찬가지. 내부에서 전 직원이 서로 어떤 일을 했는지 기재해 피드백을 받고, 앞으로 어떻게 일하면 더 좋을 지 의견을 받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일부 비난 댓글로 인해 평가절하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카카오 회사측 관계자는 "댓글 등 피드백은 어디까지나 참고 사항일 뿐이라며 좋은 취지로 시작된 360도 평가제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 또 평가시스템은 앞으로 계속 수정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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