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자·車부품주 저평가돼 매입…건자재주도 사들여"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제약주 팔고 수출주 위주로 매입했다. 제약주는 많이 올랐고 이제 수출주가 오를 때라고 본다."
'슈퍼개미'로 유명한 손명완 세광 대표는 최근 ITㆍ전자 관련주와 자동차 부품주 위주로 주식을 사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반도체소자 제조업 바른전자 주식 보유량을 기존 0.69%에서 5.00%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휴대폰 부품 제조업체 에스코넥 지분도 5.00% 취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에도 4개 종목을 5% 이상 신규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센서 전문업체 멜파스 지분 5.00%, LCD 부품 생산업체 파인디앤씨 지분 5.01%, 발광다이오드(LED) 조명ㆍ필름콘덴서 등 전자부품 제조업체 성호전자 지분 5.01%, LED 생산 전문업체 루미마이크로 지분 5.00% 등이다. 지난달 29일에는 자동차 부품업체 동원금속 지분도 늘려 18.51%로 증가했다고 알렸다.
그가 이처럼 한꺼번에 주식을 매입할 수 있던 이유는 보유하던 제약주로 차익을 남겼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올해 3월 제약주 27개 종목을 매입해 6월초 모두 팔아서 70억~80억원가량을 벌었다"며 "제약주 다음으로 갈 종목이 뭘까 생각하다 수출 관련주를 매수했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모든 테마들이 3년 주기로 움직이는데 제약주는 작년부터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고 올해도 제약주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매입했었는데, 이제는 많이 올라 끝물이 다 돼 간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이 제약주로 몰려 그동안 실적 대비 저평가된 주식들이 오르지 못했는데, 제약주가 급락하면 이쪽으로 돈이 몰려 저평가된 종목들이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며 "ITㆍ전자 쪽이 특히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해 이번에 대거 매입했다"고 덧붙였다.
환율 등 대외환경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진단이다. 손 대표는 "원ㆍ달러 환율이 오르고 엔ㆍ달러 환율은 고점에서 주춤하고 있어서 수출주에 유리한 환경이 됐다"고 판단했다.
최근 매입한 종목에 대해 손 대표는 "바른전자는 신주인수권 물량이 다 소화되고 2분기 실적이 좋을 거로 생각했다"며 "에스코넥은 삼성전자가 하반기 출시할 '갤럭시S6 엣지 플러스' 곡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엣지는 수요가 많은 반면 공급이 부족했지만 1분기 시설투자로 하반기 생산물량이 늘어나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한 멜파스는 저평가됐고, 성호전자와 루미마이크로는 LED조명 관련 자동차 안개등 장치 의무화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봤다고 했다.
동원금속과 영화금속 등 자동차부품주도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는 판단이다. 손 대표는 "자동차 부품회사의 경우 최근 주요 원자재인 철강 가격이 내려 원가 절감으로 이익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손 대표는 건설자재 관련주도 매입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건설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인데 시장에서 유통주식이 많아 소외된 것 같다"며 "건자재 쪽 주식도 사놨다"고 전했다.
그가 미래 유망하게 보는 '제2의 테마'는 제4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과 이와 관련한 센서 등이다.
한편 5% 이상 매입한 주식에 대해 보유목적을 '경영참여'라고 밝힌 손 대표. 그는 앞으로도 주주권익 강화에 힘쓰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손 대표는 "10% 이상 매입한 종목은 주주제안으로 주주들을 위해 힘을 보탤 것"이라며 "동원금속 지분을 계속 모으는 이유 중 하나도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부결됐던 주주제안 안건을 다음번에 통과시키기 위한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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