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디폴트 여파 속 2거래일 연속 반등
달러·엔화 동시 상승에 수출대형주 환율환경 개선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국내증시가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여파 속에서 오히려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스 이슈가 전통적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엔화를 동시에 상승시키면서 엔저에 큰 부담을 느끼던 수출주에 숨통이 트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가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악재로 작용중이긴 하지만 수출주에 유리한 환율환경을 만들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한다고 짚었다. 특히 엔저에 민감한 수출대형주들과 함께 달러가치 상승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국제유가 상황에 맞춰 화학업종에 대한 발빠른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란 분석이다.
1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장대비 14.91 포인트(0.72%) 오른 2089.11, 코스닥지수는 12.78포인트(1.72%) 상승한 755.05를 기록 중이다. 전날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이 결렬돼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상환해야할 15억유로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지만 국내증시는 지난 29일 폭락 이후 이틀 연속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그리스 여파로 대부분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도 국내증시는 그리스보다는 환율환경 개선에 더 초점이 맞춰져있다.
수출주에 부담으로 작용하던 원ㆍ엔환율이 지난 5거래일만에 20원 이상 급등해 910원선으로 올라오면서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원ㆍ엔환율은 지난달 24일 891.42원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그리스 채무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지난달 30일에는 20.97원 급등한 912.39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동안 엔저에 특히나 민감한 현대차(3.81%), 현대모비스(5.47%) 등 자동차주들이 상승세를 보였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문제가 악화되며 대외 환율환경은 오히려 수출주에 우호적으로 변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정부의 하반기 추가경정예산 규모를 고려하면 시가총액이 큰 수출주의 반등세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주요 수출주와 함께 달러가치 상승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를 활용해 에너지 업종에 대한 관심도 높일 필요가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이후 배럴당 60달러 내외 좁은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가 그리스사태에 따른 달러화가치 상승에 따라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중"이라며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원유공급이 늘어나면 유가가 본격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에너지 업종의 가격변동성 확대를 이용한 투자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동안 주가가 크게 부진해 역사적 저점에 도달한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미리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대외변수에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낙폭이 컸던 대형주들이 안전자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롯데쇼핑, LG, SK가스, 포스코, LG이노텍 등 종목을 중장기 투자대상으로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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