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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질투는 나의 힘…당신을 성장시키는 '적이자 동행자'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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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질투는 나의 힘…당신을 성장시키는 '적이자 동행자'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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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라이벌은 누구입니까.' 굉장히 단순할 수 있는 물음에 사람들은 진지해졌다. '김 아무개'라고 간단히 답하는 걸 넘어서 어느새 본인의 삶을 되돌아보며 자기성찰로까지 사고를 확장시켜갔다. '나를 자극하고 성장시킨 건 팔할이 라이벌'이라는 공통적인 결론과 함께. 라이벌(rival)이란 비옥한 강 주변의 땅을 차지하기 위해 생존경쟁을 벌이던 때, 서로 강 건너 사람들을 라발레스(rivalesㆍ강가의 사람들)이라고 부르며 파생된 말이라고 한다. 이제는 더이상 강을 두고 다툴 일은 없지만 라이벌은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 삶 속에 강의 모습은 다양한 얼굴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벌이 없다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지금부터 가상인물의 일대기를 통해 당신이 잊었던 여러 라이벌들의 얼굴을 각성시키려 한다. 다시 진지하게 묻는다. 당신의 라이벌은 누구인가?


◆유년기 "재수없어! 엄친아ㆍ엄친딸"
-이름마저 예뻤던 단짝친구, 헤어질땐 결국 "나쁜 기집애"

"빛나는 또 학년대표로 경진대회 나간다더라." 또 시작이다.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 초등학교 6학년. 짝꿍 김빛나는 이름만큼 예쁘장했다. 공부도 곧 잘해 선생님의 총애를 독차지했다. 부모님들끼리 친분이 있던 터라 우리는 자연스럽게 단짝이 됐다. 그러나 좋은 건 여기까지. 난 그 애와 단짝이라는 이유로 늘 비교됐다. 서로 1,2등을 차지하는 좋은 경쟁자이기도 했지만 미술이면 미술, 노래면 노래 팔방미인인 그 애를 완전히 꺾을 수 있는 건 없었다. 뭐라도 한 종목에서는 이기고 싶었다. 겨울방학 전 특별교과활동 때 진행된 인기투표. 단순 재미였지만 그 또래 우리에겐 어느 교과시간보다도 중요했다. "안서현, 또 안서현…." 내 이름이 칠판에 겨우 '정(正)'자를 만들어갈 때 빛나는 이미 정이 3개나 만들어졌다. 눈이 펄펄 오던 그날, 얼마나 서럽게 울었던가. 한 달 후 졸업식. 질긴 라이벌 빛나와도 중학교가 갈려 헤어지게 됐다. 그때 옆반 민석이가 내게 꽃을 건넸다. "너 좋아해." 이번에는 빛나가 펑펑 울었다. 그 애가 남긴 마지막 말, "나쁜 기집애!"


◆청년기 "동료ㆍ후배가 제일 무섭러라"
-취준생 신세 겨우 면했더니, 내 옆 사람들이 치고올라오네

치열하게 중ㆍ고등학교를 보냈다. 나보다 성적이 좋은 아이들이라면 모두가 라이벌이었다. 힘겹게 국내 상위권 대학을 졸업했지만 28살, 비정규직 자리도 겨우 얻었다. 언제 내몰릴지는 모른다. 갓 졸업한 초년생들이 호시탐탐 치고 올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구립도서관에서 사무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중학교 동창생 재민이는 "나이는 자꾸 드는데 나보다 능력 좋고 어린 친구들에게 자리를 빼앗길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한다. 불특정 다수의 능력자들이 라이벌이란다. 고등학교 교사가 된 민희는 같은 학교 후배 국어교사가 라이벌이다. "열등감일 수도 있는데 방과 후 수강신청할 때 나보다 더 빨리 자리가 마감되는 거 보면 경쟁심이 생겨. 아이들이 은근히 수업을 비교하는데 나도 모르게 더 열심히 가르치게 되더라." 하물며 장미꽃 이벤트를 할 때에도 선생님들은 누가 몇 송이를 받았는지 세며 영락없이 애들이 된다.


◆중년기 "내 아이의 라이벌이 나의 라이벌"
-같은 아파트 또래 엄마들 사이, 아이들 칭찬하며 은근히 기싸움


36세. 이제 결혼도 하고 직장에서도 어느 정도 안정적인 위치에 올랐다. 그동안 치열하게 살았던 내 삶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듯 보인다. 라이벌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막막해져가는 때도 이때다. 그러나 여전히 치열하게 자신을 채근하는 사람들은 "나 자신"이라고 답한다. 옆부서 강동민 과장이 이 경우다. 20년동안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철강업무를 보고 있다. 이질적인 전공을 초월해 조기승진까지 꿰찬 강 과장은 "진정한 라이벌은 바로 나"라고 말했다. 그는 '승부는 공 한 개로 결정나며 다음 공은 없다'는 김성근 감독의 '1球2無'를 내세우며 "한계는 스스로 만드는 것, 제 자신을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열변했다.


그러나 내 나이 또래 대다수의 주부들은 라이벌을 '내 아이의 친구'에서 찾곤 한다. 17개월 난 아들을 둔 희주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또래 엄마들끼리 아이들을 자랑하면서 은근히 라이벌 의식을 갖는단다. 걸음마는 누가 먼저 시작하는지, 기저귀는 누가 빨리 떼는지 일거수일투족이 신경쓰인다. 희주는 "엄마들끼리 모이면 서로의 아가들이 귀엽다고 칭찬해주기는 하지만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대단하다"며 "아이들이 곧 부모의 라이벌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년기 "네 자신의 모습으로 성공해라"
-퇴임 나이되니 한발짝 물러서져, 존재감 내세워 '비교'에서 벗어나야


60세. 퇴임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고보니 '라이벌'에 대해 한발 물러서 얘기할 수 있을 듯하다. 인생은 성공의 짜릿함과 실패의 가치라는 페달을 달고 있는 자전거와 같다. 이런 의미에서 라이벌은 이 둘을 모두 경험하게 해줬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의 모습으로 승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나친 경쟁의식에 사로잡혀 내 스스로의 가치를 라이벌과의 단순 비교로 깔아뭉개는 일은 없도록 해야할 일이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는 러시아의 소트니코바였지만 전세계가 인정한 1인자는 김연아였다. 이 둘은 라이벌이었을까. 적어도 김연아는 아니었을테다. 이미 경기의 승패에 연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김연아는 '제 모습으로 성공하는 법'을 알고 있었던 게 아닐까. '자기존재감'을 내세우며 '비교'에 함몰되지 않을 수 있는 사람만이 라이벌을 '독'이 아닌 '득'으로 삼을 자격이 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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