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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단상]MRO산업의 동반성장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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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단상]MRO산업의 동반성장을 기대하며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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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관객으로부터 상당히 평이 좋았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영화가 상영관을 확보하는 데 곤란을 겪은 뒤 흥행부진을 이유로 중소배급사의 대표가 사퇴하면서 영화계의 상영관 독점의 폐해가 논란이 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단지 한 편의 영화에 대한 후일담 정도로 그칠 일이 아닌 것 같다.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도 유통 대기업이 시장에서 이를 소외시키고 진입장벽을 구축함으로써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사례로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가 굳이 거대 유통 대기업의 사례를 거론하는 이유는 최근의 대ㆍ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위한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재합의가 관련 업계 간 원만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MRO 가이드라인을 통해 그간 추진해 왔던 동반성장이라는 성과가 재합의 과정에서 갈등구조로 인해 퇴색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동반성장이라는 총론에 찬성하면서 각론에 들어가면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 밖에도 MRO 산업과 관련된 과장되고 왜곡된 정보가 확산되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그 주된 내용은 2011년 대ㆍ중소기업이 합의한 'MRO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외국계 기업이 대규모로 국내에 들어와 사업을 확장하고, 매출액 3000억원이 안 되는 기업은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우선 동반성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오피스디포 등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은 2011년도 0.7%에서 2013년도 0.8%로 0.1%포인트 상승에 불과하고 같은 기간 매출은 172억원 증가에 그쳤다. 그렇다면 전체 24조원이 넘는 MRO시장에서 이러한 수치는 동반성장 가이드라인이 산업생태계를 왜곡했다고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대기업은의 MRO시장 점유율은 19.5%에서 20.8%로 1.3%포인트 상승하고 매출은 4635억원이 증가했다. 동반성장 가이드라인이 외국계 기업 배만 불려주고 있다는 주장의 설득력이 약한 이유다. 또한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인 중견기업은 MRO 대기업 6개사 중 3개사만 이용할 수 없음에도 마치 대기업 이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얘기하는 것 역시 적절치 못하다. 이러한 부분도 MRO 부문 재합의에는 대기업의 서비스를 희망하는 중소ㆍ중견기업을 구제하기 위한 방안이 포함되어 있어 이러한 문제점은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다.


당초 MRO 동반성장 가이드라인 도입 취지는 대기업 계열사가 MRO 구매대행업을 확대하면서 외부적으로는 중소상공인과 사업영역이 충돌하고 중소 납품업체와 불공정거래(일방적 거래단절ㆍ납품단가 인하 등)로 인한 갈등, 내부적으로는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부당내부거래나 편법 상속 및 증여 등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간 가이드라인이 중소상공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여건 조성으로 생존권을 보장하고 건강한 유통생태계 조성 및 동반성장 문화를 확산하는 데 소기의 성과가 있었으나, 당초 MRO 유통 대기업의 문제점이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업계의 동반성장 노력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 관련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게 요구된다는 점에서 유통 대기업과 중소상공인의 협업과 동반성장 의지는 향후 관련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게 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현재와 같이 중소상공인의 입지가 좁아지면 결과적으로 유통 대기업에게도 득이 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MRO 산업에서 대기업과 중소상공인의 동반성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기 때문에 관련 당사자들의 업계 발전을 위한 노력을 기대해본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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