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나이지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보코하람이 1일 저녁(현지시간) 동북부 보르노주(州) 마이두구리 지역 마을 3곳에서 약 150명의 무슬림을 살해했다고 현지 관리와 목격자가 2일 전했다.
보코하람 조직원들은 이슬람 사원들에 난입한 뒤 기도 중인 남성과 아이 등 다수 신자, 집에서 음식을 준비하던 여성들도 무차별 살해하고 집까지 불태웠다. 쿠카와 마을에서만 97명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무슬림들은 성월(聖月) 라마단의 단식을 중단하기에 앞서 사원에서 기도하고 있었다.
한 주민은 "무장 괴한들이 들이닥쳐 마구잡이로 살해했다"며 "내 아이들을 죽이고 집까지 불태웠다"고 울부짖었다. 현장에서 긴급 대피했다는 한 주민은 "50여명의 무장 괴한이 마을에 들이닥쳐 기도 중인 신자들을 살해했다"면서 "사원에서 희생된 사람들 대다수가 남성과 아이"라고 전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정부 관리는 "쿠카와 지역의 여러 이슬람 사원이 보코하람의 표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은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이 지난 5월 취임한 뒤 발생한 최악의 사건이다. 마이두구리 일대는 보코하람의 본거지로 알려져 있다.
보코하람은 2001년 결성된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무장단체다. '보코'란 현지 하우사어(語)로 서양식 비(非)이슬람 교육을, '하람'은 아랍어로 죄ㆍ금기를 의미한다. 따라서 보코하람이란 서양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이다.
서양 문명뿐 아니라 모든 과학을 부정하는 보코하람의 목표는 나이지리아 북부의 완전한 이슬람 국가 독립과 샤리아(이슬람법) 도입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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