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브라이어클래식서 스트리커와 동반플레이, 왓슨 2연승 도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흑기사'가 등장했다.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다. 라이더컵이나 프레지던츠컵 등 대륙간 골프대항전에서 항상 우즈의 단골 파트너로 나서 포섬과 포볼 등 단체전에서 최고의 궁합을 맞췄고, '퍼팅 노하우'까지 전수한 선수다. 2009년 '섹스스캔들' 직후 이혼과 부상이 겹치면서 무려 2년간 무관으로 전락했다가 2012년 3승, 2013년 5승을 수집하며 순식간에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한 동력도 스트리커였다.
우즈가 2013년 3월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 우승으로 불과 5개 대회에서 3승을 쓸어 담은 직후 "스트리커에게 퍼팅 과외를 받았다'고 공개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스트리커 역시 1990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입성해 25년간 통산 12승을 수확했고,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던 월드스타다. 우승 경쟁 상대에게 팁을 알려줬다는 자체가 뉴스다. 우즈에게는 형이자 스승 같은 존재인 셈이다.
스트리커는 그러나 46세가 되던 2013년 "대회 수를 줄이고 일상으로 돌아가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엘크사냥을 즐기겠다"며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해는 실제 13개, 올해는 마스터스와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 등 빅 매치 중심으로 아직 5개 밖에 출전하지 않았다. "메이저와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등 연간 10개 대회를 소화하는 스케줄을 짜겠다"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스트리커가 2일 밤(한국시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화이트설퍼스프링스 디올드화이트TPC(파70ㆍ7287야드)에서 개막하는 그린브라이어클래식(총상금 670만 달러)에 등판한다. 주최 측은 그러자 곧바로 우즈와 함께 1, 2라운드에서 같은 조로 편성해 '흥행카드'를 만들었다. 올 시즌 '컷 오프'와 기권, 꼴찌 등 온갖 수모를 겪고 있는 우즈에게는 다시 한 번 분위기를 바꾸는 호기가 될 수 있다.
스트리커가 12승 가운데 40세가 넘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오히려 9승을 작성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6년간 동안 PGA투어에서 벌어들인 상금만 2500만 달러(280억원)에 달할 정도로 '40대의 기수' 역할을 수행했다. 40대에 접어든 우즈에게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지난달 메모리얼토너먼트를 제패해 파란을 일으킨 다비드 링메르트(스웨덴)가 이 조에 합류해 오후 10시10분 10번홀(파4)에서 대장정에 돌입한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단연 '넘버 3' 버바 왓슨이다. 29일 끝난 트래블러스챔피언십에서 2승 사냥에 성공해 내친 김에 2주 연속 우승이자 시즌 3승을 노리고 있다. 디올드화이트에 유독 강한 웹 심슨(미국)이 경계대상이다. 한국은 노승열(24ㆍ나이키골프)과 배상문(29), 박성준(29), 김민휘(23) 등 '루키군단'이 출사표를 던졌다. 일단 상위 12명 가운데 세번째 메이저 디오픈 출전권이 없는 4명에게 주는 세인트앤드루스행 티켓이 목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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