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기업인들 관광산업 살리러 나섰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로 유커(遊客) 등 해외 관광객이 급감해 관광 산업이 치명타를 맞아 업체ㆍ종사자들이 생계난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앞장서야 할 정치권은 대통령과 집권여당 원내대표간 갈등으로 날을 새고 있다. 이에 정치권 대신 기업인ㆍ지자체장이 대형 한류스타 콘서트 등 이벤트를 마련하거나 해외 현지로 직접 날아가 프로모션에 나서는 등 관광 살리기에 나서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나선 것은 이부진(45) 호텔신라 사장이다. 이 사장은 30일 중국 베이징으로 날아가 중국 최대 여행사인 (CTS) 쉐샤오강 총재를 만나 관광객 유치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이 사장은 "최근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등 메르스가 진정세에 들어갔다"며 "여름 휴가객이 많은 7~8월에 다양한 한국 여행 상품을 개발해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한국을 찾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 사장은 이어 중국 3대 국영 여행사인 CYTS(China Youth Travel Service)를 찾아가 한국 관광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후에는 중국의 관광청 격인 국가여유국(國家旅游局)과 외교부(外交部)를 찾아 중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한국의 메르스 진정세를 설명한 후 한국 방문ㆍ관광을 장려해달라고 부탁했다.
뒤이어 명동 등 서울 주요 관광지가 메르스 직격탄을 맞아 한산해진 박원순 서울시장이 나섰다. 박 시장은 1일 민선 6기 취임 1주년을 맞아 브리핑을 갖고 중국ㆍ동남아 등 현지에 날아가 직접 관광객 유치 활동을 하겠다고 밝히는 등 치명타를 맞은 서울 관광 산업을 되살리겠다고 나섰다.
박 시장은 "(메르스 후유증 극복을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메르스로 인해 발길을 돌린 외국 관광객을 다시 서울에 오게 하는 것"이라며 "위기 극복을 위해 관광 업계 전체와 손잡고 외국관광객을 다시 끌어들이는 데 온 힘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특히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이번 여름 휴가와 추석 특수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지 홍보·프로모션 등 몇가지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시는 중국, 홍콩, 동남아 등지에서 100억원 가량의 광고비를 투입해 대대적인 한류 관광 홍보 광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동남아ㆍ중국의 중요 도시를 박 시장이 직접 방문해 현지 프로모션과 특별 이벤트도 개최한다. 해외 유명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서울 팸투어 추진, 서울광장의 상설 무대 설치 및 관광객 위한 대형 공연 개최 등도 약속했다.
박 시장은 이와 함께 5000억원의 추경 예산을 편성해 메르스로 인한 피해 보상과 민생 살리기에 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 시장은 "민생과 경제, 관광산업을 살리는 길, 경기활성화에 서울시의 모든 것을 걸겠다"며 "빚을 내서라도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장에 나가 보면 일본으로 가는 중국관광객의 발걸음을 돌리게 해달라, 직접 중국 도시들을 돌며 마케팅을 해달라, 가장 이자율이 낮은 서울시의 자금을 더 늘려달라는 목소리가 많다"고 덧붙였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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