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미국 뉴욕증시는 29일(현지시간) 그리스 부채 위기에 대한 파장으로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350.33포인트(1.95%) 하락한 1만7596.35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122.04포인트(2.40%) 떨어진 4958.47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43.85포인트(2.09%) 하락한 2057.64를 기록했다.
그리스 부채 위기 사태가 악화되면서 뉴욕 증시는 개장 초반 0.8%대의 하락세를 보이며 출발했다. 이후 그리스 정부가 30일 만기가 되는 국제통화기금(IMF) 부채를 상환하지 않을 것이란 보도 등이 나오면서 투자심리는 한층 위축됐다.
이날 미국의 주택지수 등은 양호한 흐름을 보였지만 그리스 부채 위기의 후폭풍에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다우지수는 낙폭을 점차 키우며 350포인트나 떨어졌고 S&P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모두 2% 넘는 급락세를 보였다.
HPM파트너스의 벤 페이스 수석 투자담당자는 “그리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을 겁에 질리게했다”면서 “누구든 지금의 불확실성을 싸워 이기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 외신들은 그리스 정부 관계자들이 IMF에 갚아야할 부채 15억 4000만유로(1조9225억원)를를 상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 관계자들은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이 성사돼 72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추가 지원받지 못할 경우 30일 만기가 되는 IMF 부채를 갚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그리스 정부가 국제채권단의 협상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지난 29일 은행 영업을 전격 중단시키면서 IMF 부채 상환은 불가능해졌다는 관측이 유력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에 대한 추가지원이 제공되거나 새 협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그리스는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베를린에서 정당 및 의회 지도자들과 그리스 사태를 논의한 뒤 기자들에게 "그리스가 국민투표 이후 협상 재개를 원한다면 우리로서는 당연히 협상을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리스 국민들에게 구제금융 협상안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앞서 마감한 유럽 주요 증시는 그리스 사태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 크게 위축되면서 급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장대비 1.97% 하락한 620.48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3.56%나 떨어진 1만1083.20에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3.74% 하락한 4869.82를 기록했다. 범 유럽 지수인 Stoxx 600지수도 2.69% 하락한 386.17을 나타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9일(현지시간)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CCC'에서 투기(정크) 등급인 CCC-로 낮췄다.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됐다.
S&P는 성명을 통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정부가 채권단의 협상안에 대해 다음 달 5일 국민투표를 하기로 한 것은 "금융 및 경제안정, 채무 상환, 유로존 잔류보다 국내 정치에 우선순위를 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S&P는 지난 19일 그리스 신용등급을 CCC 등급으로 내린 바 있으며 올해 들어서만 4번째 강등이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 5월의 잠정주택판매지수가 전월 대비 0.9% 증가한 112.6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4월의 수정치 111.6보다 높은 기록이며 지난 9년 사이 최고 수준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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