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미국 뉴욕증시는 24일(현지시간) 난항을 겪고 있는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에 대한 우려로 크게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178.00포인트(0.98%) 하락한 1만7966.07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37.68포인트(0.73%) 내려간 5122.41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5.62포인트(0.74%) 떨어진 2108.58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예상보다 호전된 미국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발표됐지만 그리스 구제 금융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뉴스들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다우지수는 장중 150포인트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다가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키웠다.
오펜하이머 펀드의 크리쉬나 메마니 수석 투자담당자는 “(시장의 흐름은) 전적으로 그리스 협상과 지속적으로 강해지는 미국 경제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LPL 파이낸셜의 존 카날리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유럽(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일부 신호를 감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을 마무리짓기 위해 소집됐던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는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유로그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7시간 동안 협상안 최종 조율과 합의안 작성을 시도했으나 그리스와 채권단이 막판 충돌을 빚으면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따라 유로그룹 회의는 25일 재소집될 예정이다.
알렉산더 스툽 핀란드 재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늘 회의는 끝났다, 유로그룹은 내일 오후 1시에 재개한다"고 밝혔다.
당초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은 지난 22일 그리스가 새로 제안한 협상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24일 유로그룹에서 합의안을 도출되면 25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이를 최종 승인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채권단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의 협상안 수용을 거부하고 긴축 조치 추가를 요구하자 그리스가 이에 반발하면서 협상 전망을 어둡게 했다.
그리스는 협상안을 통해 올해와 내년에 각각 26억9000만유로(약 3조3000억원)와 52억유로 규모의 재정수지 개선 정책들을 제안했다. 이는 각각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의 1.51%, 2.87%에 이르는 규모다.
그러나 IMF는 이 협상안이 재정지출 감축보다 재정수입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그리스의 경기침체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IMF는 EU 채권단보다 그리스에 강도 높게 긴축을 압박해 그리스 정부는 물론 EU 채권단과도 이견을 보여왔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채권단의 요구대로 재정수지 개선 목표를 맞췄는데 IMF가 수용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합의를 원하지 않거나 그리스의 특정 이익을 위해 기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밤 브뤼셀에서 채권단 대표들인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등과 만나 합의안 도출을 위한 담판을 시도한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1분기 GDP가 전기 대비 0.2% 감소(연율 기준)로 하향 조정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에도 미국 GDP는 2.1% 감소했다. 미국 경제가 4개 분기 만에 또 경기 후퇴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2~4분기에는 미국 경제가 각각 4.6%, 5.0%, 2.2%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상무부가 발표한 1분기 GDP 증가율 예비치는 0.2%였고, 수정치는 0.7% 감소였다.
1분기 소비지출 증가율 확정치는 2.1%로 집계됐다. 개인소비 증가율은 예비치 발표 당시에는 연율 1.9%로 집계됐고 수정치는 1.8%였다. GDP 플러스 요인이었던 재고 증가분은 예비치 집계 때보다 증가했다. 재고 증가분은 950억달러에서 995억달러로 조정됐다.
기업투자는 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 지출은 기존의 1.1% 감소에서 0.6% 감소로 수정됐다.
개별 종목 중 7대 1 액면 분할 방침을 발표한 넷플릭스 주가는 0.38% 하락했다.
한편 애플 주가는 0.91% 올랐다.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은 이날 방송에 출연, 애플이 수년전 넷플릭스처럼 투자가치가 높다고 주장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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