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아워홈 경영권 인수 검토
에너지·방산·조선 등 M&A 성과 재조명
삼성, SK, 롯데 등 국내 대기업 집단이 비상경영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화그룹이 항공우주, 조선, 친환경에너지에 이어 푸드테크 분야까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며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최근 범LG가로 국내 2위 단체급식 업체인 아워홈 경영권 인수 검토에 나서는 등 불황에도 적극적인 활약으로 주목받는다. 인수 주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중 셋째 아들인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부문의 사업을 검토 중이기는 하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이 아워홈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단체급식 사업 재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2020년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에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식자재 유통·단체급식(FC) 부문을 분할해 매각하면서 급식사업을 접었다.
이번 아워홈 경영권 인수 검토는 한화그룹 오너가 3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수대상은 아워홈 창업주 고(故) 구자학 선대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38.56%)과 장녀 구미현 회장(19.28%)이 보유한 아워홈 지분 약 57.84%다.
일단 이 지분만 가지고 와도 경영권 확보는 가능하다. 인수 자금은 86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아워홈의 기업가치는 지분 100% 기준 1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다만 아워홈 오너 2세들 간의 경영권 분쟁 불씨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동선 부사장은 새로운 사업 모델로 '푸드테크'를 내세우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자회사인 한화푸드테크는 지난달 단체급식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한화그룹이 영위하고 있는 우주항공과 방산, 에너지 사업은 단체급식을 수주하기 좋은 사업장들이다.
한화그룹 '캐시카우' 대부분이 M&A로 흡수한 미래가치기업
한화그룹의 현재 캐시카우 및 미래가치 창출 계열사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M&A를 통해 확장해 온 사업들이다. 2012년 독일 큐셀을 인수해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인 RES프랑스를 1조원에 인수하는 등 친환경에너지 분야에서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4년 인수한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등은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의 방위산업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방산 분야는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는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발간한 세계 방위산업 100대 기업 중에 24위에 올랐다. 지난해 42위에서 크게 올랐고, 매출 증가율은 53%에 달한다.
2021년에 들어서는 항공우주 분야에 적극 투자를 위해 국내 인공위성 기업 쎄트렉아이를 인수했다. 2023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했다. 한화오션은 올 4분기 영업이익 970억원(전망치)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조선 3사는 2011년 이후 13년 만에 동반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
올해 들어 한화그룹은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미국 상선 및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미래를 위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다각도로 잘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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