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회의 결과 놓고 해석 엇갈려..의총 개최도 이견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문제로 29일 열린 새누리당 긴급 최고위원회의가 결론을 내지 못함에 따라 유 원내대표 사퇴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유 원내대표 책임론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 중) 일부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 져야 하며, 그 책임은 유 원내대표가 지는 게 좋다는 의견도 제시했고 또 다른 일부는 그래도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고위원회의가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친박과 비박계간 갈등 양상은 한동안 불가피해졌다.
특히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발언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친박계는 유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를 기다린다는 의미로 보는 반면, 비박계는 최고위원들이 사퇴를 종용할 명분을 찾지 못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생각해보겠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같은 자리에 있던 서청원 최고위원은 "결국 사퇴할 것"이라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내다봤다.
원내대표 거취문제가 매듭짓지 못함에 따라 친박과 비박계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 원내대표 사퇴를 우려한 비박계 의원들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해 재선의원 20명이 최고위원회의 직전 성명서를 발표한 게 눈에 띈다. 이들 의원은 성명서에서 "원내대표는 당헌에 따라 의원총회를 통해 선출됐고 최근 당ㆍ청 갈등 해소에 대한 약속도 있었다"면서 "이런 민주적 절차를 통해 결정된 것을 의원들의 총의를 묻지 않은 채 최고위원회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한 재선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만약 사퇴 수순을 밟는다면 정치가 변했다는 것을 청와대에 알리는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며 강경한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친박계 한 의원은 "유 원내대표 사퇴만이 어지러운 당 상황을 정리할 수 있다"며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의원총회 개최 여부를 놓고도 친박과 비박계간 논란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날 열리기로 한 의총은 상황을 보고 재조정키로 했는데, 비박계는 의총을 다시 열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미 지난 25일 의총에서 원내대표 거취까지 모두 결론을 낸 것"이라며 "의총을 또 열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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