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승용]
“본격적인 ‘시민시대’를 열겠습니다.”
지난해 제12대 광주광역시장에 취임해 1년간 시정을 맡아온 윤장현 시장은 취임 2년차 각오를 이같이 밝혔다. 때마침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개막을 앞두고 윤 시장을 만났다.
시민주권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시정을 추진해 온 윤 시장은, 시민 스스로가 자기 마을의 사업 예산을 짜고 실행하는 시민참여예산제와 마을공동체사업, 공유문화도시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중증장애인들에게 24시간 활동보조비를 지원하고 고용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한 비정규직 74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켰으며 시청사 1층을 ‘시민 숲’으로 만들기도 했다.
지방자치 20년 동안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정책들을 개발해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노·사·민·정 사회적 협약을 통해 근로자들이 적정 임금을 받는 ‘광주형 일자리창출 모델’을 광주가 만들어 가고 있으며, 청년을 시정에 참여시키기 위해 청년전담부서와 청년위원회를 신설하고 청년센터를 개관하기도 했다.
윤 시장은 이제 민선6기 2년 차를 맞아 진정한 의미의 시민 주권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도록 시정혁신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각오다.
-광주시장 취임 1년이 됐다. 의사·사회운동가 아닌 광주시장으로 지낸 1년의 소회는?
▲지난 30년간 환자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제3세계 국가 난민들을 돕는 데 정성을 쏟았던 ‘의사’나 ‘시민운동가’의 활동이 봉사의 길이었다면 ‘시민시장’은 '책임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7월 시장으로 처음 나선 길에 설레임과 동시에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를 시장으로 선택해 주신 시민들의 마음을 항상 잊지 않고 시장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30년 넘게 시민운동을 했었기 때문에 행정이 그다지 생소하지는 않았으나 함께 일해야 될 공직자들, 시의회 등과 협력해서 일하는 과정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어려움은 갈등이나 대립이 아니라 서로 이해하면서 길들여지고 조정하는 과정이었죠. 공무원들과는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고, 의회와는 협력과 균형을 이루면서 소중한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취임 후 1년 동안 시민소통과 참여를 위한 제도적 시스템을 마련한 일,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한 일, 국비 확보를 위해 중앙부처와 국회 등을 수 없이 오고간 일, 일자리 창출과 광주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기초를 다지는 일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오직 시민만을 바라보며 달려왔습니다.
앞으로도 민선6기 시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모든 시정은 오직 시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고귀한 가치를 실천하면서 시민만을 바라보고, 시민을 섬기면서 행정을 추진해 나갈 각오입니다.
-취임 1년을 되돌아볼 때 가장 큰 성과는?
▲미래 후손들에게 넉넉하고, 따뜻하고, 당당한 광주를 물려줘야 한다는 엄중한 사명감과 책무를 느끼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과 일자리 창출에 매진한 결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개소했고 ‘2015 전국 지자체 일자리대상’ 최우수기관 선정 등 가시적인 성과가 하나 둘씩 나오고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광주는 ‘역사성이 있는 도시’이지만 미래에는 정체성만으로는 살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광주의 생존은 미래 먹거리 문제에 달려있으며 친환경 자동차산업, 한전 에너지산업, 문화산업을 광주가 나가야 할 큰 방향으로 삼고 해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2014년보다 935억원 늘어난 1조 6,584억원의 국비를 확보한 일, 청년들과 함께 지역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들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행각하며 앞으로도 시민들을 섬기고,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면서 더욱 속도감 있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내일 개막되는데 U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광주U대회를 가장 안전한 스포츠제전으로 성공적으로 치러내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여 광주의 자부심을 키우겠습니다.
6월 22일 현재 145개국 1만3,289명이 참가 신청을 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게 됐습니다. 모든 경기시설과 선수촌에 대한 점검도 마쳤고, 최종 리허설만 남겨놓은 상태입니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께서 U대회 성공을 위해 ‘전 부처가 협력해서 총력을 다하라’고 말씀하셔서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여러 부처에서 적극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1만여명의 자원봉사자, 5만1000여명의 시민·대학생 서포터즈가 참여하고 있는데, 소양·응원교육과 현장·실무교육을 마치고 경기장별 배정을 완료했습니다. 또 시민 여러분께서도 ‘1시민 1경기 관람하기’에 동참해 주시고 ‘기업체 1사 1종목 관람하기’에도 참여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특히, 우리 지역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청정지역으로 유지하기 위해 터미널, 역, 공항 등 주요 관문에 발열감지기 8대와 20개소 선별진료소를 설치하는 등 메르스 감염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 선수단은 인천공항(1단계), 광주송정역(2단계), 선수촌 입구(3단계) 등 3단계 대응체계를 구축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감염 예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선수촌 병원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는 등 민·관 합동으로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U대회가 메르스 종료를 선언하는 계기가 되고,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이 힘차게 일어서는 등 국격을 높이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유니버시아드 기간 동안 가장 우려되고 있는 부분이 수송과 교통문제인데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대회기간 광주를 찾는 선수단, 관람객들의 수송 편의를 위해 특별교통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선 선수단 수송을 위해 인천공항발 KTX를 1일 왕복 2회에서 5회로 증편하고 개·폐회식이 열리는 7월 3일과 14일에는 경기장과 선수촌 주변도로의 교통을 통제하고 경기장 주변에 임시주차장을 확보해 셔틀버스를 운행할 예정입니다.
경기장 입장권 소지자는 셔틀버스와 시내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 대중교통 이용을 당부드립니다. 또 대회 기간 동안 차량 2부제, 버스전용차로 확대, 선수촌 주변 시내버스 일부 우회운행 등이 이뤄지므로 시민 여러분께서는 불편하시더라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광주형 일자리 창출 모델을 마련하고 청년 고용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자리 관련 정책은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우리 시는 ‘자존감 있는 일자리 창출’을 시정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자동차, ICT, 에너지, 가전, 금형, 문화, MICE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등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일하기 좋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일자리를 확대하고, 사회적 경제와 청년 취업·창업 활성화, 여성과 노인 친화적 일자리 정책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와 함께 민선6기 일자리 목표(7만개)를 공시했고, 고용유발 효과를 촉발시킬 수 있도록 일자리 목표관리제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 '광주형 일자리 창출 모델'을 위한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으며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과 에너지밸리 조성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시정역량을 결집시키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고용우수 48개 기업을 발굴해 인증하고 행·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빛가람 혁신도시 공공기관 연관기업의 지역내 유치와 기능적으로 연계된 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지역의 청년 일자리 확대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사회적 경제 활성화 종합 발전계획’을 마련하고 지난 3월 사회적 경제비전 선포식을 개최하는 등 사회적 경제도시 모델구축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해 일자리를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일자리 창출실적 1만2,814개로 목표(1만1,631개)를 초과 달성했고, 고용률도 58.6%로 목표대비 1.5%p 상승하는 실적을 거뒀습니다.
광주시는 '2015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에서 광역자치단체 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해 시상금 2억원을 받았으며, 우리 시의 최대 관심사업인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일자리 대상 시상금 2억원을 재투입할 계획입니다.
시민이 만족할 만한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광주공동체의 모든 역량을 결집토록 하겠습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혼신을 다해 우리 자녀들이 광주를 떠나지 않고, 당당하고 넉넉하게 사는 광주가 될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9월 개관 예정이다. 광주시 차원의 준비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기존의 미술관이나 박물관, 전시관, 극장, 도서관, 연구소 등이 가지고 있는 개별단위 기능이 복합된 우리나라에서 그 유래를 찾기 어려운 복합문화공간이며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핵심시설입니다.
또한, 문화전당은 광주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서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광주관광의 랜드마크이고 아시아의 다양한 공연, 음악, 미술, 건축, 영화 등 문화콘텐츠를 통한 관광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입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성공적 개관을 위해 시 차원의 지원본부를 본격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원본부는 총괄지원반을 비롯해 문화예술행사 등을 담당할 문화관광반, 숙박보건반, 경관정비반, 교통대책반, 홍보반 등 9개반으로 구성·운영하고 있습니다.
개관을 계기로 문화전당과 연계한 정율성 유적지, 푸른길 공원, 양림동 역사문화마을과 사직공원 통기타 촌으로 이어지는 문화관광자원을 융·복합해 매력적인 관광상품으로 마케팅화 하고, 우리 광주가 내륙도시의 한계를 딛고 문화관광 거점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광주의 가장 큰 미래 먹거리인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 등 자동차산업밸리 육성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진행상황은?
▲‘자동차산업밸리 육성’은 자동차 전용산단을 조성하고 친환경자동차 관련기술 개발과 공동 활용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광주시는 미래 자동차 시장을 대비해 ‘수소차’, ‘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와 ‘초경량 고강성 새시부품’ 등 친환경자동차 부품산업을 집중 육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올 1월부터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및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대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광주시는 지역 연구기관과 대학 교수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T/F팀을 운영해 세부사업별로 타당성 및 경제성 입증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사회협약을 통한 광주형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자동차산업밸리추진위원회’가 지역역량 결집 등 민간 주도의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으며 지난 4월 지자체 최초로 ‘자동차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공포하는 등 확고한 정책 지원 의지를 천명했습니다.
대통령 공약사업이며 여·야 모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사업이므로 지역 정치권과 합심해 내년도 국비 반영에 온 행정력을 집중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광주상공회의소 등 지역 경제단체들도 지역민의 염원을 담아 예비타당성조사의 상반기 종료와 내년도 국비 반영을 건의하는 호소문을 청와대, 기획재정부, 국회 등에 보내는 등 지역 역량을 결집해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는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전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고 기업하기 좋고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업계의 국내투자를 이끌어낼 것이며, 대한민국 제조업 르네상스를 선도하는 도시공동체를 만들어낼 계획입니다.
-민선 6기 들어 광주·전남 상생발전의 첫 번째 과제인 광주전남발전연구원 통합 문제가 결실을 맺었는데 발전방안은?
▲역사적·문화적으로 한 뿌리인 광주·전남의 상생협력은 지역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시·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10월 1일 ‘광주·전남 상생발전위원회’ 출범 이후 18개의 협력과제를 선정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으며(14개과제 + 4개 신규과제) 지난 4월말 광주·전남 상생 1호 과제라 할 수 있는 시·도 연구원 통합 절차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통합연구원이 독립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50년, 100년 후를 내다보는 정책들을 창출하는 최고의 정책연구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또 양 시·도가 상호 존중과 신뢰의 끈을 놓지 않고 더욱 돈독한 협력을 통해 시·도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광주U대회 성공개최를 위해 지역민에게 당부할 말씀은?
▲우리 시는 소박하지만 정성이 가득한 대회, 시 재정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저비용 고효율의 실용적인 대회를 꾸준히 준비해왔습니다.
이 대회를 반드시 성공시켜 세계 대학생들에게 광주의 참모습을 알게 하고, 광주를 시민의식과 자신감 등 국제도시의 품격을 갖춘 도시로 격상시키도록 공직자는 물론 시민과 함께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높아진 시민의식은 후손들에게 넉넉하고 당당한 미래를 선물하는 참여와 창조의 에너지가 돼 지역발전의 동력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U대회는 광주시와 조직위 직원들만이 준비하는 행사가 아니라 시민 모두가 이 대회의 주인이라는 의식이 절대 필요합니다.
U대회를 계기로 시민들의 삶과 문화, 질서의식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는 곧 시민을 위한 일이며, 우리 후손들을 위한 일일 것입니다. 자원봉사자, 서포터즈의 적극적인 참여와 교통질서 지키기, 친절한 응대 등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하며 웃고 배려하는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해 넉넉하고 따뜻한 광주를 느끼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합시다.
이 모든 것은 150만 광주시민이 함께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시민 한 분 한 분이 내 집에 손님을 맞이하는 기분으로 대회에 동참해 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립니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은…
젊은 시절부터 안과의사로서 사회적 공헌활동에 앞장서온 윤 시장은 시민사회단체의 대부로 꼽힌다. 30대 후반에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평위 부위원장을 맡아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데 열정을 바쳤다.
이후 환경보전운동에 심취하면서 광주전남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을 맡기도 했다. 환경운동을 통해 시민운동가로서의 삶을 구체화한 윤 시장은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에 이어 광주전남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를 겸하며 봉사활동에 전념하는 삶을 이어갔다.
시민단체 활동으로 세상을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실감한 윤 시장은 몇년 전부터 현실정치에 발을 들였다. 광주미래포럼 상임대표로서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고 작년에는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추대됐다. 안과의사이자 시민운동의 대부였던 그는 이제 사회개혁과 봉사의 한 방법으로 직접 시정을 이끌고 있다.
▲1949년 광주 출생 ▲광주서중 ▲광주살레시오고 ▲조선대 의대 의학박사 ▲광주전남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
문승용 기자 ms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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