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 최대 식자재유통업체 시스코가 경쟁사 US푸드를 인수해 '공룡' 기업을 탄생시키려던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연방법원은 이날 시스코의 US푸드 인수건에 대해 업계 간 경쟁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며 예비적 금지명령(preliminary injunction)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시스코의 US푸드 인수가 반독점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지난 2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한 판결이다.
FTC는 식자재유통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두 기업이 합쳐질 경우 업계 간 경쟁 구도가 무너지고 레스토랑, 호텔, 학교 매점 등이 비싼 가격에 식자재를 공급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식자재 공급 단가가 높아지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감당해야 한다.
이에따라 향후 FTC 산하 행정법원이 양사의 인수·합병(M&A) 건에 대해 영구적 금지명령(Permanent Injunction)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의 '공룡' 식자재유통업체 탄생은 불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시스코와 US푸드는 2013년 12월 35억달러 규모 M&A에 합의했다. 미국 식자재공급시장에서 양사가 차지하는 총 비중은 75%에 이른다. 양사는 같은 사업을 하는 두 기업이 합쳐질 경우 불필요한 비용 지출이 없어지고 업무 효율 또한 높아져 서비스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낙관했었다. 양사는 당초 지난해 안에 M&A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시스코의 US푸드 인수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주식시장에서 시스코 주가는 3% 넘게 밀렸다. 공룡 식자재유통기업 탄생을 우려했던 레스토랑, 호텔 등 식품업계는 환호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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