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식 사과 후 삼성서울병원 재차 방문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사과한 가운데, 이 부회장은 지난주부터 사과문을 직접 점검하며 세심하게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23일 삼성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메르스 사태가 크게 확산되고 삼성서울병원이 문제로 떠오른 시점부터 본인이 직접 공식 사과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지난주부터는 메르스 사태에 대한 사과문을 준비하며 문구 하나하나를 직접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부회장은 사과문 내의 단어 하나하나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후문이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말자'며 말로만 번지르르하게 사과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은 최대한 지양하자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삼성의 진정성이 느껴질 수 있도록 사과문을 고쳤다는 얘기다.
이번 사태가 마무리 된 후 후속작업과 관련, 세부적인 사안들도 사과문에서 빠졌다. 이런저런 조직설립과 개선작업을 갖고는 있지만, 사과문에서 후속조치까지 구태의연하게 담는 것은 좋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다만 병원을 혁신하겠다는 목표, 이번 사태에서 큰 문제로 떠올랐던 음압병실 부족, 백신과 치료제 개발 지원 등은 사과문에 담았다.
이날 이 부회장은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드렸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환자들은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할 것이며, 사태가 수습되는 대로 병원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치료중이신 환자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히고, "우리 의료진이 밤낮없이 치료에 헌신하고 있으니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지난 18일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민관합동메르스대책본부를 찾아 메르스 확산을 제대로 방지하지 못한 점과 병원 소속 의사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이날 역시 사과문을 발표한 후 삼성서울병원을 또다시 찾아 현장을 돌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그룹은 이날 삼성그룹 사내 미디어 '미디어삼성'에도 이 부회장의 사과문 전문을 띄웠다. 임직원들은 해당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적절한 시기에 깔끔한 사과를 했다'는 것이 삼성 임직원들의 중론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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